FA-50 이미 24대 구매했지만…KAI “신규 계약 논의”
가격比 높은 성능·호환성, 정치·외교 신뢰 등이 배경
FA-50 실전 경험·美 F-16 구매 보류 등도 영향
필리핀 공군이 FA-50을 운용하는 모습. (사진=AFP)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보도에 따르면 필리핀 군(軍) 대표단은 지난 19일 성남 공군비행장에서 열린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5’에 참석해 KAI가 개발한 전투기 및 헬기 등의 성능을 참관했다.
행사 도중 KAI의 국제 비즈니스 개발(아시아) 담당 박선희 수석 매니저는 ‘디스 위크 인 아시아’(This Week in Asia)와의 인터뷰에서 필리핀이 한국산 전투기 추가 구매에 대해 논의중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SCMP는 전했다.
박 매니저는 “필리핀 공군은 이미 FA-50을 운용하고 있으며 최근 추가로 부대를 배치했다. 우리는 이들의 역량 강화를 지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실제 전투 경험은 다른 국가로 홍보할 수 있는 강력한 참고 자료로도 활용된다”고 말했다.
KAI는 필리핀 공군 전투기의 주요 공급업체로, 4.5세대 전투기인 KF-21 보라매를 비롯해 경무장 헬리콥터, FA-50 전투기, KUH-1 수리온 헬리콥터 등을 개발했다. 필리핀은 한국에서 FA-50 전투기 12대를 구매해 2014년부터 운용해 왔으며, 지난 6월 업그레이드 사양 12대에 대한 추가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이런 상황에서 필리핀 정부가 앞으로 더 많은 한국산 전투기 도입을 위해 KAI와 추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게 SCMP의 설명이다. 필리핀 공군 대변인 콘수엘로 카스티요 소령은 지난 6월 추가 구매 계약 체결 당시 “FA-50이 12대 추가되더라도 보호·감시할 군도 지역이 매우 넓기 때문에 여전히 더 많은 전투기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필리핀이 예산 부족으로 미국산 F-16 전투기 구매를 일시 보류한 상태라는 점도 한국산 전투기 추가 구매를 검토하게 된 배경으로 파악된다. 필리핀은 올해 초 F-16 전투기 20대 구입을 미국에 신청했으나, 가격이 55억달러에 달해 현재는 교섭이 중단된 상태다.
최근 동남아시아 일대에서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군 현대화 및 전력 증강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그 결과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중견국을 중심으로 한국산 항공·해군 장비 구매가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산 무기 및 장비가 저렴한 가격 대비 신뢰도가 높고, 기술이전, 뛰어난 정비지원 등이 주요 무기 수출국인 미국·중국과 비교해 차별화 요인으로 꼽힌다. 기존 무기체계와의 호환성, 상대적으로 정치·안보 리스크가 적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지목됐다.
KAI 글로벌 사업부의 전문가 고문으로 재직 중인 박대서 전 공군 대령은 “우리의 강점은 언제든지 85% 이상의 가동률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무슨 일이 생겼을 때 언제 어디서든 FA-50는 싸울 준비가 돼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한국산 무기 및 장비 구매에는 정치·외교적인 계산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실례로 필리핀 공군의 FA-50 실전 운용 능력은 한국에서도 높게 평가받고 있는데, 이는 양국 협력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하며 자부심을 키워주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낳고 있다.
싱가포르 국제문제연구소의 무하마드 파이잘 연구원은 “전투기와 같은 군사 하드웨어 판매는 (중국이라는) 동일한 군사적 위협을 공유하고, 동맹 네트워크 일부인 아시아 국가들 사이에선 정치적 결속을 강화하는 실질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필리핀 국제개발·안보협력연구소의 체스터 카발자 대표도 “지난해 10월 한국과 필리핀이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면서 군사 협력과 기술이전, 무기 구매가 활발해졌다”고 설명했다.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