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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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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 핵추진 순항미사일 시험발사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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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탄두 장착 가능, 사거리 무제한

    “15시간 동안 최소 1만4000㎞ 비행”

    조선일보

    러시아의 신형 핵추진 순항미사일 부레베스트니크(Burevestnik)가 러시아의 한 군수 공장에서 제작되고 있는 모습. /러시아 국방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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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가 26일 핵추진 순항미사일 ‘부레베스트니크(Burevestnik)’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사정거리가 사실상 무제한으로, 핵탄두를 싣고 세계 어디든 타격할 수 있는 ‘혁명적 무기’라는 것이 러시아의 주장이다. 부레베스트니크는 러시아 시인 막심 고리키의 시에 나오는 새(바다제비)의 명칭으로, ‘폭풍을 알리는 전령’이란 의미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으로부터 부레베스트니크의 시험 발사 성공을 보고받았다. 푸틴은 “실전 배치를 위한 핵심 과제가 달성됐다”며 “(배치에 필요한) 기반 시설 준비를 시작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이 미사일은 전 세계 어느 나라도 갖지 못한 독보적 무기”라는 자랑도 했다.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은 “부레베스트니크가 최근 이뤄진 시험 발사에서 약 15시간 동안 비행하며 최소 1만4000㎞를 성공적으로 비행했다”고 주장했다. 미국 순항미사일 토마호크 최신형과 비교할 때 평균 속도(시속 약 933㎞)는 비슷하지만, 사정거리와 비행시간은 5배 이상 긴 것이다. 공중에서 장시간 저공 비행하면서 현존하는 서방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대부분 회피할 수 있다는 것이 러시아의 주장이다.

    부레베스트니크는 이를 위해 ‘핵 추진’ 방식을 채택했다. 초소형 원자로의 에너지로 가열·압축한 공기를 내뿜어 날아가는 방식이다. 이론적으로는 핵연료 탑재량에 따라 수일~수개월도 날 수 있다. 푸틴은 2018년 이 미사일 개발 사실을 공표하며 “사정거리가 사실상 무제한”이라고 했다. 러시아는 같은 원리의 핵 추진 어뢰 ‘포세이돈’도 개발 중이다. 미국은 과거 같은 기술 개발에 나섰다가 방사능 오염 우려로 포기했다.

    고리키의 시 ‘부레베스트니크의 노래’는 러시아 공산 혁명 문학의 대표작이다. 부레베스트니크는 이 시에서 기존 질서를 뒤엎는 폭풍(혁명)을 예감하고 의연하게 맞이하는 존재로 묘사된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취소되면서 체면을 구긴 푸틴이 공개적으로 부레베스트니크 미사일 실전 배치 준비를 지시한 것은 다분히 트럼프를 겨냥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푸틴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함께 “미국 일극 질서에서 탈피해 다극화한 세계”의 구축을 주장해왔다. 키이우 포스트는 유럽 내 군사 전문가들을 인용해 “트럼프가 지난 1월 ‘골든돔’ 미사일 방어망 계획을 발표하면서, 부레베스트니크의 군사 전략적 중요성은 한층 더 커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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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리=정철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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