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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7 (일)

    이슈 책에서 세상의 지혜를

    연봉 아닙니다, '일할 맛'입니다…직원을 붙잡는 보이지 않는 보상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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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간] '정서적 연봉'

    뉴스1

    [신간] '정서적 연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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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사람은 월급 때문에 입사하지만 결국 감정 때문에 퇴사한다."
    서울대 경영학과 신재용 교수가 직장인 800만 명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율성, 심리적 안전감, 성장, 인정, 워라밸 같은 무형 가치를 화폐로 환산해, 인재가 머무는 회사를 숫자로 증명한 '정서적 연봉'을 펴냈다.

    신 교수는 "직장은 돈을 받고 일하는 그 이상의 장소"라고 못 박는다. 상사와 동료에게 인정받고, 조직 구성원으로서 인격적으로 존중받으며, 가치 있는 일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고, 전문성을 길러 몸값을 높이고 싶은 보편 욕구가 존재한다는 얘기다.

    저자는 연봉 협상 테이블이 모든 걸 결정하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회의실 공기의 밀도, 상사와 동료의 말투, 실패를 보고하는 순간의 안전감, 퇴근 후 삶을 존중하는 조직의 태도 같은 '보이지 않는 것들'이 이직과 몰입, 성과를 좌우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그는 그 보이지 않는 것을 '정서적 연봉'이라 이름 붙였다.

    책은 국내 최대 직장인 익명 플랫폼 '블라인드'에 축적된 재직자 리뷰·평점으로 '블라인드 지수'를 산출하고, 이를 기반으로 회사별 정서적 연봉을 계산해 총연봉(=화폐 연봉+정서적 연봉)을 도출한다.

    저자는 "베스트 회사" 순위에서 삼성·SK·현대차·LG 등 대기업 계열사가 다수 빠져 있고, 공공기관과 글로벌 기업 한국 지사, IT·게임사가 상당히 포함돼 있음을 주목한다. 다시 말해 규모·브랜드·초봉이 좋은 회사가 곧 '머물고 싶은 회사'는 아니라는 사실을 데이터로 확인한다.

    책은 '왜 이직하는가'라는 뼈아픈 질문을 피해서 가지 않는다. "탈출은 지능순" 같은 냉소가 조직 사기를 무너뜨리는 과정을 설명하면서, 화폐 보상만으로 이직률을 낮추기 어렵다고 진단한다. 대신 저자는 자율성, 성장 경로의 가시화, 공정한 평가·보상 절차, 안전한 실패 경험, 동료 신뢰도의 제고 같은 요소를 미세 조정하면 '머무를 마음'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아진다고 밝혔다.

    역설적으로 책은 구직자에게 '실패하지 않는 이직'의 가이드다. "회사 분위기가 좋다더라"는 소문을 넘어, 화폐 연봉과 정서적 연봉을 더한 총연봉으로 회사를 평가하는 사고가 가능해진다. 현실적으로 초봉과 복지가 좋은 대기업에 갈 수 없다면, '정서적 연봉이 높은 회사'라는 다른 선택지를 고려할 수 있다.

    △ 정서적 연봉/ 신재용 지음/ 21세기북스/ 2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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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간] '정서적 연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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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r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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