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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7 (일)

    이슈 가상화폐의 미래

    엔화 스테이블코인 시대 열렸다···日 스타트업 ‘JPYC’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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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년간 10조엔 규모 발행 계획
    수수료 대신 채권 이자 수익 구조
    스테이블코인, 은행 예금 대체 가능성


    매경이코노미

    지난 27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세계 최초 엔화 연동 스테이블코인’ 출시 기자회견에서 개발사인 JPYC의 오카베 노리타카 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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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에서 처음으로 엔화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이 공식 발행됐다. 미국 달러 중심으로 형성된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일본이 독자적인 디지털 자산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첫 시도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일본 스타트업 JPYC는 이날부터 자국 통화인 엔화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 ‘JPYC’ 발행을 시작했다. JPYC는 1엔=1JPYC 비율로 전액 엔화로 교환 가능하며 발행 자산은 국내 예치금과 일본 정부채(JGB)로 전액 보증된다.

    JPYC는 향후 3년간 10조엔(약 94조원) 규모로 발행될 예정이며 글로벌 결제 및 해외 자산 거래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통화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JPYC는 초기 단계에서는 거래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고 대신 보유 중인 일본 국채에서 발생하는 이자 수익으로 운영 재원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JPYC의 오카베 노리타카 최고경영자(CEO)는 “스타트업들이 낮은 거래·결제 수수료를 활용해 혁신을 가속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엔화 스테이블코인이 글로벌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 새로운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테이블코인은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자산으로 법정통화 가치에 1대1로 연동돼 거래의 안정성과 속도를 높인다.

    일본 경제지 닛케이는 일본의 3대 대형은행(메가뱅크) 역시 공동으로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일본은행(BOJ) 전 임원이자 릿쿄대 교수인 도모유키 시모다는 “엔화 스테이블코인이 달러 기반 코인만큼 빠르게 확산하긴 어렵다”며 “메가뱅크들이 시장에 본격 진입한다면 속도는 다소 빨라질 수 있지만 대중화까지는 최소 2~3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 금융 당국은 스테이블코인이 은행 예금의 역할 일부를 대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규제와 감독 체계를 정비하고 있다. 일본은행 히미노 료조 부총재는 최근 연설에서 “스테이블코인이 글로벌 지급 시스템의 핵심 플레이어로 부상하고 있다”며 “규제 기관들이 이에 맞춰 신속히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시아 각국도 움직이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추진 중이며, 중국 역시 위안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사용 허용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는 이번 일본의 행보가 단순히 새로운 암호자산 출시에 그치지 않고 ‘디지털 금융 허브’로의 전환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일본은 이미 명확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였기 때문이다.

    일본 금융학계에선 스테이블코인이 일본 사회에 뿌리내리려면 기술적 안정성 확보뿐 아니라 사용자 경험(UX) 개선이 필수라며 기존 결제 시스템보다 편리하다는 확신을 주지 못하면 대중화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일본의 ‘디지털 엔화 실험’은 ▲규제 샌드박스 밖에서 출범한 JPYC의 초기 안착 ▲메가뱅크 주도의 추가 스테이블코인 확산 ▲일본은행이 연구 중인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와의 공존 가능성 등에 따라 성패가 갈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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