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7 (일)

    이슈 이태원 참사

    "진실 밝혀지고 책임 규명되길"…지구 반대편서 날아온 이태원 유족의 눈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10.29 이태원 참사 3주기를 하루 앞둔 28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참사 골목이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사진=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0·29 이태원 참사 3주기를 맞아 곳곳에서 추모가 이어진다. 외국인 희생자 유족들은 철저한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서울대학교 학생들도 추모 부스를 꾸려 참사 당일 기억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눈물 삼킨 외국인 유가족들…"진상 규명돼야"

    서울 종로구 10·29 이태원 참사 기억 소통공간 '별들의집'에서는 28일 오후 외국인 유가족 내외신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간담회에는 러시아, 호주, 이란 등 10개국 희생자 유가족이 참석했다. 유가족은 참사 3주기를 앞두고 지난 24일 한국에 방문했다.

    노르웨이 국적 에릭 에벤센씨는 3년 전 참사로 목숨을 잃은 딸 사진이 담긴 티셔츠를 입고 언론 앞에 나섰다. 에벤센씨는 "매일 아침 악몽이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일어난다"고 말하며 울음을 삼켰다.

    머니투데이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10.29이태원 참사 기억 소통 공간 '별들의집'에서 이태원 참사 외국인 유가족 내외신 기자간담회가 열리고 있다./사진=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당초 계획과 달리 이날 간담회에서는 여러 유가족이 손을 들고 발언을 이어갔다. 국적은 달랐지만, 고인이 된 희생자들을 그리워하는 마음은 같았다.

    유가족은 참사 당일 인파 관리를 위한 경찰력 배치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철저한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아들을 잃은 파스칼 게네고씨(프랑스 국적)는 "비극의 현장에 직접 찾아 고인을 추모하고 참사 경위를 이해하고자 이 자리에 섰다"며 "진실이 온전히 밝혀지고 책임이 명확히 규명되길 바란다"고 했다. 에벤센씨는 "충분한 경찰이 이태원에 배치돼 있었는지, 청년들이 세상을 떠나는 참사를 막을 수 있었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유족은 전날 이태원 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에서 진술 조사를 받았다. 한 유가족은 어떤 질문을 받았는지 묻는 취재진 질문에 "어떻게 참사 소식을 접했는지, 참사 희생자가 어떤 이유로 한국을 방문했는지 등을 물었다"며 "특조위가 참사에 대해 정확히 조사해 유족에게 전달할 것이라 약속했다"고 답했다.


    "3년 전 그날, 기억하자"…추모제 연 서울대생들

    머니투데이

    /사진=이현수 기자.



    같은 날 관악구 서울대 캠퍼스에서는 이태원 참사 3주기 추모제 '기억은 영영'이 열렸다. 행사는 서울대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 등 학내 8개 단위가 주최했다.

    학생들은 추모 부스에 놓인 보라 리본을 받아 가며 추모글을 남겼다. 사회자가 "3년 전 그날 별이 되신 159명 희생자를 기억하며 묵념하자"고 말하자 학생들은 고개를 숙이고 두 손을 모았다. 희생자 고 최유진씨의 아버지가 직접 쓴 추모곡을 들을 때는 눈을 감기도 했다.

    3년이 지났지만, 학생들은 여전히 참사 당일을 기억했다. 공과대 소속 25학번 연수씨(활동명)는 "저처럼 코로나 후 첫 핼러윈이란 해방감에 거리로 나온 이들이 있었을 거란 생각에 애통했다"며 "'놀다가 죽었다'는 2차 가해성 댓글들 때문에 괴로웠다. 그 어디에도 죽어 마땅한 사람은 없다"고 했다.

    관악중앙몸짓패 골패 소속 학생들은 추모 공연을 선보였다. 이들은 "참사가 일어나지 않는 안전한 내일을 만들어가자"는 의미에서 노래 '내일이 당당해질 때까지'에 맞춘 무대를 펼쳤다.

    공연 참가자 최수지씨(자유전공학부·24학번)는 "누구도 기억하려 하지 않는다면 이태원과 같은 사회적 참사가 반복해서 일어날 것"이라며 "앞으로 몇 년이 지나도 추모제를 열고, 노래하고 춤을 추고 구호를 외치자"고 말했다.

    민수정 기자 crystal@mt.co.kr 이현수 기자 lhs17@mt.co.kr 최문혁 기자 cmh6214@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