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경정이 잡은 마약 운반책 2명
검찰, 7개월 전부터 인지·추적
세관은 밀수자 입국정보 등 알려
사진=남강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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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검찰은 백 경정 수사팀이 그해 9월 검거한 여성 운반책 A·B씨의 신원을 7개월 전인 2월부터 인지하고 추적해온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백 경정 수사팀에 앞서 2월 27일 말레이시아 운반책 3명을 체포했다. 백 경정이 검거한 A·B씨와는 다른 사람들이다. 검찰은 이들을 조사해 붙잡히지 않은 A·B씨를 법무부 여행자정보시스템(APIS)에 우범자로 등록했다. APIS는 입국 전 전과 및 수배 정보를 검토해 위험 인물을 사전에 식별하는 시스템이다. 이들에 대한 내사(입건 전 조사)에도 착수했다. 검찰은 붙잡은 3명을 기소하면서 재판부에 “(A·B씨 등에 대해) 수사 중인 만큼 이들을 붙잡으면 병합 기소할 수 있다”고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4개월여 뒤인 7월 5일 우범자로 등록된 A·B씨가 입국한다는 알림이 뜨자마자 새벽 인천공항을 찾아 세관의 신체 수색을 참관했다. 당시 100만분의 1g 정도 마약도 식별할 수 있는 ‘이온 스캐너’까지 가동했지만 마약은 발견되지 않아 A·B씨를 체포하거나 입국을 막지는 못했다. 이들은 이후 한국에 머물면서 나무 도마로 위장해 국제 화물로 밀반입된 마약을 받아 유통하다가 두 달 뒤인 9월 백 경정 수사팀에 붙잡혔다. 최근 이런 서울중앙지검 수사팀 기록을 확인한 서울동부지검 합동수사단에선 “검찰이 수사를 일부러 덮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백 경정 수사팀에 ‘인천 세관 공무원이 밀반입을 도와줬다’고 진술한 말레이시아인 운반책 C(48)씨가 지난 2월 27일 배와 허벅지 등에 필로폰을 몰래 감고 부산 김해공항으로 입국했을 때 검찰에 입국 사실을 알린 것은 인천 세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C씨는 당시 검찰에 붙잡혀 구속 기소됐다가 7개월 뒤 백 경정 수사팀 조사에서 세관 직원 연루 의혹을 처음 제기했다. 이 때문에 검찰 내부에선 “C씨의 마약 밀반입 사실을 검찰에 알린 세관 측이 뒤에서 운반책의 밀반입을 몰래 도왔다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말이 나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C씨는 백 경정이 주도한 인천공항 현장 검증 도중 정신분열증 증세를 호소한 인물이다. 당시 그는 통역을 통해 “내가 정신분열증이 있는데 지금 도진 것 같다”고 하더니, “계속 (환청이) 지금 귀에서 들리고 마음이 복잡해진다. 조금 적게 좀 물어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C씨는 현장 검증 당시 마약 반입을 도왔다는 세관 직원 3명을 지목했다. 그런데 이 가운데 1명은 당일 연가를 냈고 공항에 출근한 기록도 없었다. C씨는 또 1월 27일 입국 과정에서 4번 또는 5번 세관 검색대를 통과했다고 했다. 그러나 당일 인천공항에선 4·5번 검색대가 운영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세관 직원 연루 의혹을 제기했던 운반책 일부는 최근 합동 수사단 조사에서 “세관 직원들이 마약 반입을 도운 적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을 바꿔 수사단은 진위를 조사 중이다.
[안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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