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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이슈 세계 금리 흐름

    美연준 12월 금리 추가 인하 불확실… '데이터 블랙아웃'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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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월 의장 “위원 간 미래 의견 갈려”
    셧다운 지표 부재에 이견 해소 난망
    단기자금시장 불안, 양적 긴축 종료


    한국일보

    29일 미국 뉴욕 뉴욕증권거래소(NYSE) 내 모니터에 기준금리 인하 발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모습이 비치고 있다. 뉴욕=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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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달에 이어 기준 금리를 또 내렸다. 그러나 12월에 추가 인하가 이뤄질지는 불확실하다.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폐쇄)’ 장기화에 따른 ‘데이터 블랙아웃(경제 지표 부재)’의 영향이 크다.

    깜깜한 정책 경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29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12월 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추가 인하하는 것은 기정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전혀 그렇지 않다(Far from it)”고 강조했다.

    연준은 이날 28, 29일 이틀간 열린 FOMC 회의에서 0.25%포인트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 정책 금리는 기존 4.00~4.25%에서 3.75~4.00%로 내려갔다. 이는 지난해 상당 기간 유지됐던 고점 5.40%에서 많이 하락한 수치다. 지난해 마지막 3차례 회의에서 금리를 1%포인트 낮춘 연준은 올 초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뒤 고관세 정책에 따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 속에 줄곧 금리를 유지하다 지난달 0.25%포인트를 내리며 동결 기조를 깼다. 고용 둔화 흐름이 감지되면서다. 이번 인하 조치도 그 연장선이다. 연준은 이날 성명에서 “최근 몇 달 동안 고용 하방의 위험이 커졌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연준의 이번 금리 인하로 한국(2.50%)과 미국 간 상단 기준 금리 격차는 1.75%포인트에서 1.50%포인트로 좁혀졌다.

    지난달 회의 때까지만 해도 연말까지 남은 10, 12월 두 차례 회의에서 모두 금리가 인하되리라는 게 과반 중론이었다. 이번에도 투표권을 가진 12명의 FOMC 위원 중 10명이 0.25% 금리 인하에 찬성했다. 시장은 이번 결정을 사실상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 왔고, 이미 연준의 12월 마지막 회의에 주목하고 있었다.

    문제는 반대표 방향이 극단적으로 엇갈렸다는 점이다. 반대표 2장이 나오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그러나 두 반대표가 동결과 ‘빅컷(0.50%포인트 대폭 인하)’으로 나뉘는 것은 흔치 않은 경우로 평가된다. 이번 회의에서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동결을 주장한 반면 ‘트럼프 경제 책사’로 불리는 스티븐 마이런 연준 이사는 직전 회의 때와 마찬가지로 빅컷을 다시 요구했다. 파월 연준 의장은 “12월 회의 때 어떻게 대응할지를 두고 위원회 내 의견이 강하게 갈렸다”며 “의견 차는 사실 미래에 관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나침반 없이 안갯속


    “현재 보유한 데이터와 그것이 전망 및 (물가 상승과 고용 약화 간) 위험 균형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하겠다”는 게 파월 의장 입장이다. 예측에 의존하지 않고 경제 데이터에 기반해 의사 결정을 한다는 연준의 통화 정책 결정 기본 원칙을 재확인한 것이다.

    한국일보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9일 미 워싱턴의 연준 청사에서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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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여야 대치로 길어지고 있는 셧다운(10월 1일 시작) 탓에 정부가 산출하는 공식 경제 지표 확보가 지연되고 있다는 게 난관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특히 (9월 이후의) 새로운 노동 시장 지표가 없어 위원들이 이견을 해소할 수 있는 정보를 얻지 못했다”며 “노동 시장의 의미 있는 악화를 보여 주는 명확한 데이터가 없을 경우 0.25%포인트 이상의 금리 인하에 대한 지지를 확보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미국 노동부 노동통계국은 셧다운 개시 뒤 경제 통계 산출 관련 업무를 중단했고 예외적으로 24일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만 당초 일정보다 열흘가량 지연해 발표했다.

    이날 연준은 6조6,000억 달러(약 9,420조 원) 규모 대차대조표에서 보유 채권 규모를 줄이는 양적 긴축을 2022년 6월 재개 뒤 약 3년 반 만인 12월 1일부로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양적 긴축은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기 위해 적용하는 통화 정책 도구다. 2020~2022년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양적 완화로 지나치게 시장에 많이 풀린 통화를 줄이려는 목적으로 활용돼 왔다. 양적 긴축 중단은 최근 시장에서 단기 유동성이 떨어질 조짐이 나타난 데 따른 조치로 보인다. 연준이 긴축을 끝내면 유동성이 개선돼 미국 국채 금리가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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