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안보에 韓 핵잠 이롭다는 논리로 설득"
"트럼프, 文 제안에 굉장히 호응하며 반응"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굿즈 전시품을 관람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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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승인 소식이 전해진 '한국 핵추진 잠수함 건조'는 문재인 전 대통령도 재임 시절 제안했었다는 당시 청와대 고위 인사의 증언이 나왔다. 집권 1기 시절이었던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제안에 호응하면서 "핵잠수함을 어디에서 건조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고 한다.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30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전화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에 대한) 관심은 이번에도 그때(문재인 정부)와 일치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수석대변인은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대변인, 국민소통수석을 지낸 인물로 문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평가된다.
"文, '미국에 北SLBM은 큰 위협 될 것'이라고 말해"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승인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글이 오른 이날, 박 수석대변인은 문재인 정부 시절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을 할 때마다 (문 전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거나 전화 통화를 하는데, 이 경우 (제가) 전부 다 배석해서 기록하고 그 내용을 정리해 브리핑을 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북한의 도발 문제로 미국 정상과 통화할 때, 대한민국 대통령이 (핵추진 잠수함) 관련 얘기를 꺼내는 건 금기시된 불문율이었다. 그런데 그때 배석했던 안보실장이나 저도 깜짝 놀랄 정도로 문 전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핵추진 잠수함 관련) 그 이야기를 꺼냈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이 미국 안보에도 도움이 된다'는 논리로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했다고 한다. 북한의 핵·미사일이 고도화하는 데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은 특히 미국 본토에서도 방어할 시간이 짧기에 최대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얘기였다. 박 수석대변인은 "당시 문 전 대통령의 표현은 '우리에겐 충용스러운 대한민국 60만 대군이 있고 엄청난 해군력이 있는데, 이를 잘 활용하면 주한미군이 크게 희생하지 않고도 미국에 도움이 된다'였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전했다.
미국 해군 핵추진 잠수함 '알렉산드리아함'이 올해 2월 10일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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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文에게 '어디서 건조할 건가' 질문"
트럼프 대통령도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 추진'에 관심을 보였다는 게 박 수석대변인의 전언이다. 그는 "(문 전 대통령의 제안에) 트럼프 대통령도 굉장히 호응을 보냈다"며 "최종적으로는 '핵추진 잠수함을 어디에서 건조할 것인가'라고 되물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도 당연히 생각하겠지만, 결과적으로는 경제적 이익을 생각했을 것"이라며 "미국에도 안보·경제적 이득이 되기 때문에 '핵추진 잠수함 건조' 문제는 한미 정상의 입장이 서로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짚었다. 전날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했던 제안을 트럼프 대통령이 하루 만에 승인했다고 공개 선언한 배경에 대한 설명이었다.
오세운 기자 cloud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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