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국·러시아 대응해 핵실험 재개"
한국서 시진핑과 정상회담 전후로 거론
외교 무대서 돌발 이벤트 싫어하는 中 자극
트럼프 행정부, 첫 임기 때도 핵실험 논의
WP "중·러 협상에 유용한 카드로 생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부산 공군 제5공중기동비행단 내 나래마루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마친 뒤 회담장을 나서며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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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정상회담 1시간 전인 이날 오전 10시께 자신이 소유한 소셜미디어(SNS) 트루소셜에 “나는 국방부에 (중국과 러시아의) 핵실험 때문에 그들과 동등하게 핵실험을 시작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핵실험은 즉시 시작될 것”이라며 “미국 핵무기의 엄청난 파괴력 때문에 나는 (핵실험을) 하기 싫었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부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러시아는 핵전력 2위이고 중국은 3년이지만 5년 안에 동등해질 것”이라고 짚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핵실험이 핵폭탄 폭발 실험을 의미하는 것인지, 핵탑재 미사일 비행 시험을 의미하는 것인지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미국의 핵실험은 국방부가 아닌 에너지부가 담당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시 주석과 회담 후 미국으로 돌아가는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열린 브리핑에서도 핵실험을 재차 언급했다. 그는 “다른 주요 국가들이 핵실험을 시작한 만큼, 미국이 핵실험을 재개하기에 적절한 시점”이라라고 주장했다.
미국과 러시아, 중국 3대 핵강국은 1996년 이후로 핵무기 실험을 한 적이 없다. 러시아는 1990년, 미국은 1992년, 중국은 1996년이 마지막이었다. 세계에서 마지막 핵실험이 있었던 것은 2017년 북한이 실시한 핵실험이다.
다만 핵무기 보유국들은 핵탄두 운반 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핵전력 증강을 지속하고 있다. 러시아는 최근 핵추진 순항미사일과 핵추진 어뢰 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최근 수년간 탄도미사일 발사를 위한 단지를 3곳 이상 건설했으며, 지난해 태평양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 발사했다. 워싱턴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에 따르면, 중국의 핵무기 보유량은 2020년 300기에서 2025년 약 600기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미군 당국은 중국이 2030년까지 핵탄두 1000기 이상을 보유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는 각각 3700개, 4300개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과 만남 전후로 핵실험을 거론한 것은 중국과 관계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해석된다. 국제 외교 무대에서 돌발 이벤트를 극도로 피하는 중국 입장에서는 상당한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 군사 전문가 라일 모리스는 워싱턴포스트(WP)에 “시 주석과 중국은 정상회담에서 예상하지 못한 일이 일어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 발언으로 중국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혼란거리를 더한 셈”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첫 임기 때인 2020년에도 핵실험 논의를 한 바 있다. WP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이 핵실험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 중국 및 러시아와의 협상에 유용한 카드가 될 수 있다고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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