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과 정상회담 직전 밝혀
“러·중과 동등한 수준으로 지시”
크렘린궁 “상응한 대응” 경고
2018년 7월19일 러시아 국방부가 공개한 핵 탑재 수중 무인기(드론) ‘포세이돈’의 가상 이미지.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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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중국·러시아와 동등한 수준의 핵무기 실험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33년 동안 핵무기 실험을 중단했던 미국 핵 정책의 전환을 의미하는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부산 정상회담 직전에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다른 나라들이 핵실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도 동등한 수준의 핵실험을 재개하라고 전쟁부(국방부)에 지시했다”며 “그 과정은 즉시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핵폭발 형태의 핵무기 실험이 마지막으로 이뤄진 때는 1992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핵무기를 보유한 국가”라며 “러시아가 2위, 중국은 뒤처진 3위지만 5년 내로 (미국을) 따라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빠른 속도로 핵무기 비축량을 늘리고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최근 핵전력을 과시한 데 대한 대응으로 보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날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고 핵 발전장치를 장착한 수중 무인기(드론) ‘포세이돈’ 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포세이돈을 운반 잠수함에서 부스터 모터로 발사했을 뿐 아니라 일정 시간 무인기에 동력을 공급하는 핵추진 시스템을 작동시키는 데도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포세이돈은 러시아 동부에서 미국 서부 해안을 타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푸틴 대통령은 러·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을 위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보류되고 미국이 대러 제재를 시행하자 최근 핵전력 과시에 나섰다. 지난 26일엔 신형 핵추진 대륙간 순항미사일 ‘부레베스트니크’의 결정적 실험을 완료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중국은 최근 몇년 사이 빠른 속도로 핵무기 비축량을 늘리고 있다. 미 국방부는 중국이 2030년까지 약 1000기, 2035년까지 1500기의 전략핵무기를 보유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핵무기 실험의 구체적 내용을 설명하지는 않았다. 중·러와 “동등한 수준”이라는 표현을 쓴 것으로 미뤄볼 때 핵폭발 실험보다는 미사일이나 해저 핵전력 위력을 과시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뉴욕타임스는 전망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누군가 (핵실험) 유예를 어기면 러시아는 그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며 핵실험 재개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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