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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7 (일)

    이슈 국방과 무기

    마스가 본격 출항에 주목 받는 '필리조선소'...美군함 건조 라이센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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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세 협상 타결로 마스가 본격 가동
    건조 과정에서 '한화 필리조선소' 주목
    트럼프 "韓핵잠, 필리조선소서 만들 것"
    "필리조선소 군함 건조 면허 가능성도"
    1,500억 달러 펀드, '보증' 활용 가능
    한미 모두 안정적으로 선박 주문·건조


    한국일보

    29일 오후 한미 정상회담장인 경북 경주시 국립경주박물관에 태극기와 성조기가 나란히 게양돼 있다. 경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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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 관세 협상 세부 내용이 합의에 이르러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가 본격 가동되면서 한화그룹의 필리조선소가 또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한국 기업이 만든 선박이 미국 연안에서 성조기를 달고 출항하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된 것은 물론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까지 건조하면 '미 군함 건조 라이센스'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까지 나온다.

    주목받는 필리조선소



    한국일보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29일 경북 경주시 APEC 국제미디어센터에서 한미 관세협상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경주=왕태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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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마스가 프로젝트 본격화로 필리조선소 역할이 중요해졌다. 미국 조선 시장 최대 진입 장벽인 '존스법(Jones Act)'을 지키는 한국 기업 소유의 유일한 현지 조선소이라서다. 존스법은 미국 연안을 항해할 수 있는 배를 '미국산 선박'으로만 제한한다. 특히 존스법은 현지에서 건조한 선박을 두고 '성조기가 달린(U.S.-flagged)' 이라고 못 박고 있다.

    이에 한화그룹이 세운 당장의 목표는 필리조선소에서 마스가 프로젝트로 탄생한 선박이 성조기를 달고 바다로 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조선소가 노후화됐고 현지 조선소 인력의 기술력도 뒤떨어져 있어 현대화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조선업계에서는 미국발 수주를 하면 경남 거제조선소에서 선박 블록을 만들고 이를 필리조선소로 보내 최종 조립하고 현지에서 인도하는 시나리오가 가장 현실적으로 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은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필리조선소)에서 건조할 것"이라는 발언을 두고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될 것이란 게 업계의 예상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필리조선소에서 한화가 잠수함을 최종 건조하면서 핵추진 기술만 미국이 협력하는 방식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필리조선소에서 잠수함을 만들게 하면서 필리조선소가 미국 군함 등을 건조할 수 있는 라이센스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며 "마스가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움직이면 한국 조선기업들의 미국 군함 수주 길이 열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마스가 주도권은 한국 기업에



    한국일보

    이재명 대통령이 8월 26일 미국 필라델피아 한화 필리조선소에서 열린 미국 해양청 발주 국가안보 다목적선 '스테이트 오브 메인'호의 명명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필라델피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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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스가 프로젝트는 관세 합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미 국가안보회의(NSC) 아래 꾸려지는 조선협력 협의체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해당 협의체에는 한국 조선 기업들도 참여해 미국 조선업 투자 계획 전반을 이끌 수 있다는 게 우리 정부 설명이다. 양국 조선업계가 충분한 논의를 거쳐 투자가 진행되는 게 기본이지만 미국 내 상선 및 군함 수요에 대응하는 투자 결정 주도권은 한국 기업에 있다는 뜻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전날 브리핑을 통해 "군용인지 상선인지에 따라 (투자 방식이) 결정될 것이며 우리가 자율성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펀드 활용 폭도 넓은 편이다. 현금 투자뿐 아니라 '선수금 환급보증(Refund Guarantee·RG)'까지도 인정해줄 것으로 예상된다. RG는 실제 선박이 건조 및 인도되지 않을 경우 선박을 주문한 선주에게 선수금을 돌려주는 보증 장치다. 선주는 RG를 믿고 자금을 넣거나 이를 바탕으로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한다. 우리 정부 입장에선 현금을 쓰지 않고 한국무역보험공사(K-Sure)가 발행하는 RG로 1,500달러 펀드 일부를 채울 수 있고 미국 정부는 안전한 금융 환경에서 선박 건조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아름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당장 필요한 배를 건조하는 능력이 없는 미국으로선 한국의 조선 건조 기술이 필요하고 한국은 미국 시장을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된 것"이라며 "1,500억 달러 펀드를 여러 방식으로 활용해 한국 조선기업이 미국발 수주도 어렵지 않게 따낼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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