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10월 30일(현지시간) 한국 부산 김해국제공항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양자 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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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막 시작되었을 때, 중국 과학기술부는 이례적인 행동을 취했다. 평소에는 중국의 성과를 치켜세우는 기사만 싣던 과학기술부 기관지가 이번엔 다른 내용을 담았다. 석 달 동안 35편의 기사를 연재하며 중국의 '약점'을 낱낱이 공개한 것이다. 각 기사에서는 중국 경제에 핵심적인 기술이지만 자국에서 생산할 수 없어 외국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공급망) 취약점'들을 집중 분석했다.
이 연재의 제목은 "무엇이 우리의 취약점인가?"였다. 자화자찬이 일상인 관영 매체에서 보기 드문 자기비판이었다. 동시에 이는 당시 베이징 바깥에서는 거의 주목받지 못했지만, 결정적인 전환점을 의미했다. 중국은 무역전쟁이 단순한 관세전쟁이 아니라 '(공급망) 취약성'의 전쟁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자국의 약점을 체계적으로 목록화한 뒤, 미국의 약점 파악에 나섰다. 7년이 지난 지금, 그때의 선견지명은 결실을 거두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월 30일 한국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날 예정이다. 트럼프가 백악관에 복귀한 이후 두 정상이 마주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까지만 해도 이번 회담은 금년 여름부터 유지되어온 관세 휴전 합의를 재확인하고, 내년에 보다 야심찬 무역 합의로 가는 길을 닦는 '무난한 자리'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2주 전,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대부분의 관측통을 놀라게 하는 일이 벌어졌다. 중국이 전례없이 강력한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하며, 사실상 미국의 공급망을 흔들 수 있는 힘을 자국에 부여한 것이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격분해 보복조치를 발표했고, 양국 간에는 거친 비난전이 이어졌다. 중국은 자국이 미국의 도발에 단순히 대응했을 뿐이라고 주장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이 세계 경제에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실상 중국의 자신감은 하나의 놀라운 현실을 반영한다. 바로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미국의 경제적 압박 전술을 본떠, 그러나 더욱 정교하고 효과적인 경제적 압박 수단을 개발했다. 또한 제3국들이 미국 편에 서는 것을 단념하게 만들었고, 시진핑 주석의 국내 정치적 입지도 강화했다. 다만 무역전쟁의 승리는 결코 절대적이거나 영구적이지 않다. 중국은 이 우위를 지나치게 밀어붙였다가 오히려 역풍을 맞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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