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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이슈 국방과 무기

    “일본 정부, 한국 공군기 독도 비행 문제 삼아 급유 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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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한국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의 비행 모습. 블랙이글스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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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공군기가 사상 처음 일본 자위대 기지에서 급유받는 방안이 양국 정부 차원에서 추진됐지만 해당 항공기의 독도 비행 이력 문제로 마지막 단계에서 무산됐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2일 한·일 정부 소식통들 말을 따 “한·일 정부가 방위 협력 방안의 하나로 일본 자위대 기지에서 한국 공군기의 급유 지원 계획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며 “애초 이달 일본 오키나와 나하 기지에서 급유가 실시될 예정이었지만, (급유 대상이던) 한국 공군기가 시마네현 다케시마(일본이 주장하는 독도 명칭) 주변을 비행한 사실이 지난달 말 밝혀지면서 일본 정부가 계획을 중단하기로 방침을 굳혔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한·일 정부가 오키나와 기지 급유 대상으로 삼았던 공군기는 한국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다. 이달 중순 이후 중동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리는 에어쇼 참가를 위해 이동하는 과정에 오키나와에서 중간 급유를 받고 싶다는 뜻을 한국 정부가 먼저 전했다고 한다. 아직 한·일 간에 전례가 없는 일이지만 일본 쪽도 한국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한다는 방침이었다고 전했다. 한국군과 자위대 사이에는 군사 물자를 협력하는 ‘상호 군수 지원 협정’(ACSA)이 체결되지 않았지만, 일본 정부가 자위대법의 ‘무상 대여 규정’을 적극적으로 해석해 연료 제공 준비도 마쳤다고 전했다.



    하지만 지난달 말께 블랙이글스가 독도 주변을 비행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일본 정부가 연료 공급 계획을 급히 접었다. 요미우리신문은 “블랙이글스 비행단 일부가 최근 한국이 실효지배하는 독도 주변을 비행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일본 정부가 항의했다”며 “한국 쪽은 항공쇼를 위한 비행 훈련이었다고 해명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급유 계획이 성사 단계까지 간 것은 이재명 정부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정부의 우호 관계 다지기 전략의 하나로 보인다. 다카이치 총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아펙) 정상회의에서 이 대통령과 정상회담 뒤,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를 위해 급유 계획 실현에 긍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쪽에서도 자위대에 대한 한국 내 나쁜 여론을 다소 누그러뜨릴 수 있을 기회로 여겨 계획을 추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본 정부 내부에서 “이번엔 (독도 문제로) 여론 이해를 얻기 어렵다”는 의견이 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 한 관계자는 급유 무산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며 “영토 문제는 양보할 수 없지만 앞으로도 한·일 협력 강화를 목표로 한다”고 신문에 말했다.



    도쿄/홍석재 특파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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