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현금 500조 “살만한게 없다”
5분기 연속 자사주 매입도 ‘중단’
넘치는 현금, 美 단기국채로 굴려
이자수익만 연 200억달러 ‘쏠쏠’
5분기 연속 자사주 매입도 ‘중단’
넘치는 현금, 美 단기국채로 굴려
이자수익만 연 200억달러 ‘쏠쏠’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과거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연례 주주총회 후 브리지 게임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AP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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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귀재’,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95) 회장이 버크셔 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로서 마지막 실적 발표에서 또다시 ‘현금 보유’ 신기록을 세웠다.
지난 1일(현지시간) 버크셔 해서웨이는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9월 말 기준 보유 현금과 단기 국채가 3817억달러(약 500조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최대였던 올해 1분기(3477억달러)를 훌쩍 넘어선 수치로 미국 기업 역사상 최대 규모다.
버핏이 내년 버크셔 CEO직을 내려놓기 전 마지막으로 내놓은 성적표에서 투자를 멈추고 기록적인 현금성 자산을 보유했다는 사실은 연일 글로벌 증시 ‘불장’을 즐기고 있는 투자자들에게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다.
3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버크셔는 3분기에만 61억달러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매력적인 투자처를 찾지 못해 주식 비중을 줄이고 현금을 늘린 것이다.
또한 버크셔는 5개 분기 연속 자사주 매입도 진행하지 않았다. 자사주 가격마저 비싸다고 판단한 셈이다.
상승장에 공격적인 투자 대신 버크셔는 막대한 현금을 연 4~5%대 이자수익을 주는 미국 단기국채에 집중 투자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하고 있다. CNBC 등에 따르면 버크셔가 보유한 미 단기국채에서 발생하는 연간 이자 수익만 200억달러(약 26조원)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의 후계자로 지목된 그렉 아벨 버크셔 해서웨이 비보험 부문 부회장. [출처=링크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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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의 신중한 투자 행보와는 대조적으로, 버크셔 해서웨이의 본업 실적은 견고한 모습을 보였다.
버크셔의 3분기 영업이익은 134억 8500만달러로, 전년 동기(100억9000만달러)보다 34%나 급증했다. 이는 주로 보험 부문의 실적 개선 덕분이다. 지난해 허리케인 ‘헬렌’ 등으로 인한 대규모 손실과 달리, 올해는 재난 관련 보험금 지급이 줄면서 보험 인수 이익이 크게 늘었다. 3분기 당기 순이익도 308억달러로 17% 증가했다.
버크셔가 보유한 사업 포트폴리오가 보험, 철도, 에너지, 제조업 등 미국 실물경제 전반을 아우른다는 점에서 여전히 미국의 실물경기는 견조함을 보여준다.
이번 실적 발표는 버핏 회장이 CEO로서 참여하는 마지막 분기 보고다. 그는 올해 말을 기점으로 CEO 자리에서 물러나며 내년부터는 후계자인 그렉 아벨 비보험 부문 부회장이 연례 주주 서한을 작성하게 된다. 버핏 회장은 이사회 의장직은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버핏의 후임자인 아벨 부회장에게는 버핏이 남긴 ‘미국 기업 역사상 최대 현금’이라는 막대한 실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라는 무거운 숙제가 주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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