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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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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공군기 자위대 기지 급유 무산... 블랙이글스 독도 비행에 日 뿔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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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호 군수지원 협정 추진의 첫 단추 불발

    조선일보

    19일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에서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에어쇼를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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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과 일본 간 상호 군수지원 협정(ACSA) 체결의 첫 단추가 될 뻔했던, 한국 공군기의 일본 자위대 기지 급유가 무산됐다. 당초 이달 초순, 한국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로 가는 도중에 오키나와의 나하 기지에 착륙해 급유를 하는 방안이 양국 정부 사이에서 성사 직전이었다. 한국 측의 요청을 일본 측이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검토한 것이다. 하지만 블랙이글스 일부가 최근 독도를 비행했다는 사실을 확인한, 일본 측이 항의 의사와 함께 요청을 거부한 것이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한일 정부 관계자를 인용 보도한데 따르면, 이같은 ‘취소’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지난달 30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린 경주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하기 직전, 전달받았다.

    이 신문은 “다카이치 총리는 당시 일한 회담에서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를 지향하기로 한만큼, 추진을 희망했으나, 일본 정부 내에선 ‘이 사안은 (국내 여론의) 이해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는 목소리가 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독도를 다케시마라고 부르며,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한국 측이 먼저 급유를 요청했다. 이달 중·하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리는 에어쇼에 참가하러 가는 길에 오키나와에 들리는 방식이었다. 일본은 한국군과 자위대 간 교류, 협력을 위해 긍정적으로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측은 일본에 블랙이글스의 독도 비행과 관련, 에어쇼를 위해 비행 훈련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히 급유 추진했다가 좌절 사건이지만, 이면에 상호 군수지원 협정(ACSA)이 있다. 한국과 일본은 ACSA가 체결되지 않아, 한국군이 일본에서 물자를 받을 근거가 없다. 통상 ACSA는 두 나라의 군대로 서로 물자를 도와주는 것으로, 군사 협력의 업그레이드를 뜻한다.

    물자 지원 요청에 일본 자위대는 ACSA가 없는 상황에서 자위대법 일부 규정을 근거로 연료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첫 급유가 실현되면 향후 상호 군수지원 협정 체결을 추진하는 첫 단추가 될 수 있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번 방안이 일본의 식민지 지배 역사로 생긴 한국 측의 자위대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다소 희석할 기회였다는 인식도 있었다”고 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요미우리신문에 “영토 문제는 양보할 수 없지만, 앞으로도 협력 강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성호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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