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 마스터즈 연장 우승… 43세로 최고령 첫 승 기록도
렉서스 마스터즈에서 우승한 김재호가 아버지 김용희가 2군 감독으로 있는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고 트로피와 함께 포즈를 취했다./KPG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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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43)가 2일 경기도 여주시 페럼클럽(파72)에서 끝난 KPGA(한국 프로골프) 투어 렉서스 마스터즈에서 연장 끝에 우승했다. 2008년 데뷔 후 210번째로 출전한 대회에서 마침내 우승컵을 들었고, 역대 최고령 첫 우승 기록도 세웠다. 43세 9개월에 처음 우승한 김재호는 이 부문 종전 기록인 1958년 연덕춘(42세 4개월)을 넘어섰다.
17년을 기다린 우승의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른 사람은 아버지였다. 그의 아버지는 김용희 프로야구 롯데 2군 감독이다. 우승을 확정한 그는 아버지의 이름이 새겨진 야구 유니폼을 입었고, 시상식 때도 우승자를 위한 하얀색 재킷을 그 위에 겹쳐 입었다. 김재호는 “저의 모든 게 다 아버지에게서 비롯됐다”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분이며,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했다.
김재호는 이날 마지막 파5 18번 홀에서 극적으로 버디를 잡아 이유석, 최진호, 황중곤과 동타(2언더파 286타)를 이뤄 연장에 들어갔다. 그는 공동 선두로 4라운드를 출발했으나 5번 홀까지 보기만 3개 기록하면서 상위권에서 밀려났다. 17번 홀까지 성적은 보기 5개, 버디 1개로 4오버파였다. 18번 홀에서도 투온에 실패하고 공이 깊은 러프에 빠지는 위기를 맞았지만 세 번째 샷을 홀컵 1.3m 거리에 떨어뜨려 가까스로 연장에 합류했다.
하지만 연장전에선 김재호에게 행운이 따랐다. 세 번째 샷을 할 때 남은 거리는 약 170야드로 김재호가 가장 길었다. 그런데 그가 아이언으로 샷한 공이 그린 에지를 맞고 홀컵 바로 앞에 섰다. 혼자서만 버디를 잡으며 경기를 끝낸 김재호는 “그간 우승 욕심 때문에 잘 안 됐던 기억을 떠올려서, 이번엔 아무 생각 하지 않고 치기로 했던 게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우승 상금은 2억원.
같은 날 제주도 엘리시안 제주(파72)에선 ‘제주 소녀’ 고지원(21)이 KLPGA(한국 여자프로골프 투어) 시즌 2승을 달성했다. 합계 17언더파 271타로 우승해 상금 1억8000만원을 받았다. 고지원은 지난 8월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 이어 정규 투어 2승을 모두 고향 제주도에서 해냈다.
4라운드를 2위와 3타 차로 출발한 고지원은 14번 홀까지 6타를 더 줄여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서교림이 15언더파로 2위에 올랐다.
한편 이날 KPGA와 KLPGA 투어 대상 수상자가 각각 확정됐다. KPGA에선 옥태훈(27)이 대상을 차지해 내년 PGA(미국 프로골프) 투어 Q스쿨 최종전 직행 티켓, DP월드(유럽) 투어 1년 시드 등을 확보했다. KLPGA에선 지난해 신인왕 유현조(20)가 2년 차에 대상을 거머쥐었다.
[이태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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