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전체 43% “3년내 외국 이직 고려”
금전적 요인 67%…경력기회 격차도 불만
최고연봉 해외 37만달러vs국내 13만달러
한은 “성과 기반 유연 보상체계로 바꿔야”
금전적 요인 67%…경력기회 격차도 불만
최고연봉 해외 37만달러vs국내 13만달러
한은 “성과 기반 유연 보상체계로 바꿔야”
한국은행. [연합뉴스] |
우리나라에서 근무 중인 2030 이공계 인력 10명 중 7명은 해외 이직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연령으로 보면 42.9%가 해외로 떠날 의향이 있거나 실제로 이를 준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낮은 보상체계와 열악한 연구환경이 과학기술 인재의 ‘탈(脫) 한국’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3일 공개한 ‘이공계 인재 해외 유출 결정요인과 정책적 대응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체류 중인 우리나라 이공계 석·박사급 1916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42.9%가 “향후 3년 내 외국 이직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보고서는 “특히 20~30대에서는 그 비중이 70%에 달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우리나라 이공계 인력의 해외 진출은 꾸준히 확대되는 추세다. 미국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이공계 박사 인력은 2010년 약 9000명에서 2021년 1만8000명으로 11년 만에 두 배가 됐다.
해외 이직을 고려하는 이유로는 연봉 수준 등 금전적 요인이 가장 큰 비중(66.7%)을 차지했다. 연구생태계·네트워크(61.1%), 경력기회 보장(48.8%) 등 비금전적 요인 역시 적지 않은 비중을 보였다. 특히 20~30대의 젊은층들의 높은 해외 이직 의사 비율은 국내외 보상구조와 초기 경력기회의 격차가 주요 요인인 것으로 분석됐다.
해외 체류 우리나라 이공계 인력(778명)까지 더해 설문한 결과를 보면, 연구생태계·근무 여건·연봉 항목에서 해외 체류자의 만족도가 국내 체류자의 약 1.5배 수준이었다. 근무 연수별 평균 연봉 역시 국내외 격차가 컸는데, 해외 체류자는 13년 차에 가장 많은 36만6000달러룰 받지만, 국내 체류자는 19년 차에 최고점(12만7000달러)을 기록했다. 국내 이공계의 경우엔 절대 연봉도 적을 뿐 아니라 근무 연수에 비례해 연봉이 늘어나는 경향이 강하다는 의미다.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해외 이직 요인의 영향을 실증 분석해본 결과, 소득·고용안정·승진기회 만족도가 ‘보통’에서 ‘만족’으로 개선(5점 척도 기준 1단위 상승)되면 해외 이직 확률은 각 4.0%포인트, 5.4%포인트, 3.6%포인트 낮아졌다.
최준 한은 거시분석팀 과장은 “이공계 인재의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해 무엇보다 성과에 기반하고 유연한 임금·보상체계로 바꿔야 한다”며 “정부도 인적자본 투자에 세제 인센티브와 제도적 지원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석사급 연구 인력이 국내에서도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예측할 수 있는 경력 트랙을 갖추고, 해외 연구기관·연구자와의 교류도 늘리는 등 연구·개발(R&D) 역량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 과장은 “해외 경험 인력을 유연하게 수용할 수 있는 조직 운영 구조와 유인 체계 등을 마련해 석학들이 국내 생태계로 환류되는 ‘인재 순환형’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며 “기술창업 기반을 확충하고, 정부가 우주항공·방산 등 전략기술도 개방해 혁신 생태계 확장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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