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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8 (월)

    정동영, 북한 김영남 사망에 “애도의 뜻을 표한다”···조의문 공개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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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문 외교로 남북 대화 열 수 있을까

    경향신문

    지난 3일 밤 사망한 김영남 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생전 모습.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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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북한 김영남 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사망 소식에 “애도의 뜻을 표한다”는 조의문을 4일 발표했다. 김 전 위원장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북측 대표단을 이끌고 한국을 방문해 남북 대화 계기를 마련했다. 이번 조의문 발표가 남북 대화 재개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 장관은 조의문에서 “김 전 위원장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북측 대표단을 이끌고 방남해 남북 대화의 물꼬를 트는 데 기여한 바가 있다”며 “2005년 6월과 2018년 9월 두 차례에 걸쳐 평양에서 김 전 위원장을 만나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누었던 기억이 난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과 북측 관계자 여러분께도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현재 남북 직통 연락선에서 북측이 응답하지 않은 상황을 고려해, 조의문을 언론을 통해 발표한다고 설명했다. 이해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안타까운 소식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 수석부의장은 2005년 국무총리 재임 시절 인도네시아에서 김 전 위원장을 만난 것을 언급하며 “일본이 보관 중인 우리 문화재들을 되찾는데 남북이 협력하기로 하는 등 어려운 시기 남북대화를 이어가는 길을 함께 찾고자 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고위 인사가 사망했을 때 정부는 조전을 보내거나 조문단을 파견했다. 2005년 10월 연형묵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사망했을 때 당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남북 장관급회담의 남측 수석대표 명의의 전통문을 보냈다. 2006년 8월 임동옥 통일전선부장이 사망했을 때는 당시 이종석 통일부 장관이, 2015년 12월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사망했을 때 당시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전통문을 보내 조의를 표했다.

    2011년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했을 때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배우자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조문을 위해 방북했다. 북한은 2009년 8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했을 때 김기남 당 중앙위원회 비서와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서울을 방문했다.

    정 장관의 조의문 발표가 남북 대화의 물꼬를 트는 데 도움이 될지 주목된다. 다만 북한은 2023년 12월 남한을 적대적 두 국가로 선언한 뒤 남북 단절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앞서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김 전 위원장이 97세의 일기로 생을 마쳤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날 새벽 1시에 김 전 위원장 시신이 안치된 평양시 보통강구역 서장회관을 찾아 조문했다. 김 전 위원장의 장례는 국장으로 치러진다. 국가장의위원회에는 김 위원장을 비롯해 박태성 내각 총리,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고위 간부들이 이름을 올렸다. 조문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이뤄지고 5일 오전 9시 발인한다.

    김 전 위원장은 북한 외교의 산증인이다. 1959년부터 당 중앙위원회 국제부 부부장을 지냈고, 1983년부터 정무원 부총리 겸 외교부장을 맡았다. 1998년부터 21년간 한국 국회의장 격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지냈다. 그는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 권력 세습과정에서 한 번도 좌천을 당하지 않았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때는 북한 고위급 대표단을 이끌고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과 함께 문재인 당시 대통령을 면담했다. 그는 2019년 공직 생활을 마무리했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조문을 위한 대북 특사로 자신을 보내달라고 요구했다. 박 의원은 페이스북에 김 전 위원장 사망 소식에 조의를 표하며 “오늘 국회에서 만난 정동영 통일장관께도 말씀을 드렸고 국정원 국정감사가 오후에 있기에 국정원장께도 요청하겠다”며 “북한도 받아들이고 우리 정부에서도 박지원을 특사로 보내고 받으시길 간곡히 호소한다”고 했다. 특사로 방북해 남북관계 개선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곽희양 기자 huiyang@kyunghyang.com,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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