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미국 '안보청구서', 한국 방위의 한국화를 촉진 목적…주한미군, 동북아 전체 대응 역할로 바뀔 것"
[서울=뉴시스] 대통령실은 지난 29일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국민의례 하는 모습을 30일 SNS에 공개했다. (사진=이재명 대통령 SNS) 2025.10.30.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한미 정상의 안보 분야 합의를 담은 팩트시트(설명자료)에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원자력추진잠수함(SSN·이하 핵잠) 도입 등 한국군 역량 강화뿐 아니라 미국산 무기 구입 등의 내용도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동맹이 한국의 방위를 넘어 자국의 이익 제고에도 기여해야 한다는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달라진 인식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한미동맹 현대화 차원에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보 등의 문구가 담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5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우리 측은 이미 구매를 결정했거나 도입할 예정인 미국산 무기 목록을 미국 측에 제시했다. 2030년까지의 미국산 무기 구매 규모는 250억달러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팩트시트에는 핵잠 도입, 전시작전통제권의 이재명 대통령 임기 내 전환 등의 내용도 담길 전망이다. 더욱이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제고를 위한 한미동맹 현대화에 대한 논의도 한미 양측에서 제기되는 상황인 만큼 논의의 진척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지난달 29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이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전격적으로 다뤄진 핵잠의 한국 도입에 대한 양국 협의 내용에 많은 관심이 쏠린다.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전날 이뤄진 SCM에서 공동성명이 발표되지 않은 이유를 묻자 "조인트 팩트시트(JFS·한미합동 설명자료) 작성 등이 어제 오전에 끝날 것으로 알고 준비했는데, 핵잠 등 여러 가지 협정 문제에서 미국 자체 내에서 조율이 필요해 시간이 지체된 것 같다"고 답했다.
(서울=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 피트 헤그세스 미국 전쟁부(국방부) 장관이 4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제57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를 마치고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11.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피트 헤그세스 미 전쟁부 장관은 전날 SCM을 마친 후 이뤄진 기자회견에서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의 핵잠 관련 질의에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며 "군 당국으로서 당연히 의도적으로 최선을 다해 (핵잠 도입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핵잠은 미 국무부, 에너지부 등이 관련됐는데 계속해서 긴밀히 협조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동맹들이 강하고 또 능력이 제고되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핵잠 도입을 통해) 대한민국이 더 강력한 능력, 최고의 능력을 가지는 것에 트럼프 대통령은 마음을 열고 승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승인 과정과 핵잠의 건조 방식, 핵연료 공급 여부 등에 대해선 별다른 입장을 표명하진 않았다.
국방부는 핵잠 건조를 국책사업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핵잠 건조를 위해서는 △대형 잠수함 설계 △소형 원자료 개발 △농축 우라늄 확보 등 해결할 과제가 많다. 이를 위해 외교부,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유관 부처가 참여하는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구성될 전망이다.
헤그세스 장관은 '주한미군이 대만 유사시 투입될 수 있느냐'는 취지의 질의에는 가능성이 열려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역내에 다른 어떤 비상사태에 대처할 수 있는 유연성 제고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한미 양국 간 솔직한 대화를 통해 효과적으로 대처하게 될 것이고, 결론적으로는 대북 재래식 방어에서는 대한민국이 주도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건군 77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0.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나아가 이번 SCM에서는 이재명 정부가 임기 중 실현을 목표로 하는 전작권 전환에도 속도를 내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작권 전환은 △최초작전운용능력(IOC) 검증 △완전운용능력(FOC) 검증 △완전임무수행능력(FMC) 검증 등 3단계를 거치는데, 이르면 내년 중 FOC 검증을 마무리하는 방안에 양측이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안보청구서는 큰 틀에서 한반도 방위를 한국군이 책임질 수 있도록 국방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핵잠 도입을 지원하고, 이 과정에서 미국산 무기를 판매하는 효용 확보도 추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나아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보를 통해 한반도 방위 역할로 한정된 주한미군이 중국 등 견제 역할까지 담당해 인도·태평양에서 미군의 부담을 덜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도 보인다.
조성렬 경남대 군사학과 초빙교수는 머니투데이 더300과의 통화에서 "미국의 '안보청구서'는 한국 방위의 한국화를 촉진하는 것"이라며 "핵잠을 승인해준다는 것도 한국 자체적인 무장 능력을 통해 북한에 대응하고, 주한미군은 미군의 역할로서 동북아 전체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조성준 기자 develop6@mt.co.kr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