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홈플러스 매장 모습. 2025.10.31/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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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마땅한 인수 후보가 없던 홈플러스에 대해 복수의 인수 희망자가 등장했다. 하지만 이들 기업의 규모가 작아 실제 인수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업계에선 이들 기업의 인수보다는 추가 인수 후보가 나타날지 여부에 관심을 집중하는 분위기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접수가 마감된 홈플러스 공개 입찰에 인공지능(AI) 유통기업 '하렉스인포텍'과 부동산 임대·개발업체 '스노마드'가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지난 3월 기업회생 절차가 시작된 이후 마땅한 희망자가 없었던 홈플러스 인수에 처음으로 희망자가 등장했다는 의미가 있다. 다만 두 회사 모두 재무 상태가 부실한 중소기업인 데다 유통업 경험도 없어 자산가치가 2조 원 이상인 홈플러스 인수가 실제로 진행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하렉스인포텍의 경우 지난해 매출이 3억 원에 불과한 영세 기업이다. 영업손실도 지난해 33억 원을 기록했다.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18억 원으로,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다. 하렉스인포텍은 미국에서 20억 달러(2조 8000억 원)를 조달해 홈플러스를 인수하겠다는 계획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스노마드의 경우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116억 원, 영업이익은 25억 원을 기록했다. 자본총계가 222억 원인데 비해 부채총계는 1597억 원으로 약 8배 가까이 많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8971만 원으로 1억 원도 채 되지 않는다.

MBK파트너스가 2조 5000억 원 규모의 지분을 포기하겠다고 했지만, 그래도 홈플러스 인수에는 최소 수천억 원의 자본이 필요하다. 게다가 두 기업 모두 유통업 경험도 없다. 그 때문에 이들 기업에 의해 실제 인수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시각이 많다.

서울 시내 홈플러스 매장 모습. 2025.10.31/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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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다른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사고 있다. 홈플러스의 부동산 자산 가치 상승과 매각 차익을 노리고 인수전에 뛰어들었다는 것이다. 인수 여력이 부족한 만큼 이들이 또다른 사모펀드와 함께 차입을 통해 홈플러스를 사들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5일 더불어민주당 홈플러스 태스크포스(TF)는 서울회생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홈플러스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두 회사는 정상화 의지 없이 먹튀를 노리고 뛰어든 기업"이라며 "홈플러스의 진정한 회생이 아닌 '제2의 MBK 사태'로 되풀이될 위험이 매우 크다"고 우려했다.

업계에선 이들 기업에 의한 인수보다는 추가 인수 후보가 나타날지 여부에 관심을 집중하는 분위기다. 예비 입찰 시한 이후에도 입찰 참여가 가능한 만큼 홈플러스는 최종 입찰일(11월 26일) 전까지는 인수 의사를 나타내는 추가 매수 희망자들과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하나로마트를 운영하는 농협이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현재 홈플러스 인수전에선 한발 물러선 상태다. 지난해 하나로유통과 농협유통이 각각 398억 원과 352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는 등 오프라인 유통업황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홈플러스까지 인수하긴 힘들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TF는 지난 5일 기자회견에서 회생법원에 "졸속으로 인가하지 말고 인가 전 M&A 인수자 공개모집기간을 연장하라"며 "시간을 조금 더 들이더라도 실질적 자본력과 유통산업 경영 역량을 갖춘 기업을 인수 주체로 선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홈플러스는 일단 입찰 기업이 등장한 만큼 인수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예비실사(11월 3~21일) 및 본입찰(26일) 등 일정이 진행돼야 하기에, 이번 주 내에 회생계획서 제출 기한(11월 10일)을 공개입찰 일정에 맞춰 추가로 연기할 계획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매각 성사에 대한 기대감을 밝힌다"며 "영업 정상화를 통해 이번 공개 입찰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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