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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이슈 국방과 무기

    [지평선] 핵추진 잠수함 30년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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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주

    <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한국일보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경북 경주국립박물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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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1993년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했다. 1차 북핵위기 시작이었다. 김영삼 당시 대통령은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지시하며 맞섰다. 하지만 김대중 정부가 지나도록 최종 기술을 확보하지 못했다. 노무현 정부가 다시 나섰다. ‘362 사업’을 비밀리에 추진했다. 362는 대통령에게 보고한 2003년 6월 2일에서 따왔다. 극비가 이듬해 언론에 노출되면서 사업이 중단됐다. 미국의 반대와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을 견딜 수 없었다. 문재인 정부도 의욕을 보였지만 핵 비확산의 벽을 넘지 못했다.

    □ 잠수함은 ‘침묵의 암살자’로 통한다. 은밀하게 공격해 적을 제압한다. 잠수함에서 쏘는 탄도미사일(SLBM)은 게임 체인저로 불릴 정도다. 여기에 ‘핵’이 더해지면 위력이 배가된다. 다만 역대 정부가 갈망해온 핵잠수함은 동력으로 원자력을 사용하는 잠수함(SSN)을 뜻한다. 그래서 원자력 추진 잠수함이라고 한다. 핵무기를 장착한 전략핵잠수함(SSBN)과 다르다. SSBN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전략폭격기와 함께 미국 3대 핵전력으로 꼽히는 잠수함의 끝판왕이다.

    □ 잠수함이 탐나는 동북아 각국의 경쟁에 불이 붙었다. 북한은 3월 SSBN 건조 장면을 공개했다. 개발을 공식화한 지 불과 4년 만이다. 러시아가 지원하면 잠수함에 소형 원자로를 장착하는 건 시간문제다. 일본은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집권에 맞춰 “차세대 추진력을 갖춘 잠수함”을 갖겠다고 밝혔다. 핵잠수함 대열에 합류하겠다는 것이다. 중국은 미국(66척) 러시아(31척)에 이어 핵추진 잠수함 12척을 보유하고 있다.

    □ 이재명 대통령이 승부수를 던졌다. 핵추진 잠수함 연료를 공급해달라고 깜짝 요청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한술 더 떠 핵잠수함 건조를 승인했지만 미국 필리조선소로 장소를 못 박아 절차가 복잡해졌다. 족쇄인 한미 원자력 협정을 개정하고 핵잠은 국내에서 건조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우리 기술로 10년이면 만들 역량을 갖췄다. 지난 30년간 꿈꿔온 핵추진 잠수함이 현실로 다가왔다. 자주국방의 견인차가 될 절호의 기회를 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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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그룹이 지난해 인수한 미국 필라델피아 필리 조선소 전경. 한화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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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광수 논설위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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