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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8 (월)

    식량안보냐, 환경보호냐…브라질 아마존 광산 개발 두고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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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질이 아마존 열대우림 지역 내 대규모 칼륨 광산 개발에 나섰다. 세계 최대 농산물 수출국으로서 비료의 주원료인 칼륨을 직접 생산해 비료 수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하지만 환경 훼손과 원주민 보호 지역 침해 우려가 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5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캐나다 토론토에 본사를 둔 광산 개발 업체 브라질포태시는 아마존강 지류(支流) 마데이라강 인근 아우타제스 지역에서 지하 800m 깊이 칼륨 광산 개발에 착수했다. 이곳은 과거 브라질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가 약 50년 전 유전 탐사 중 발견한 광맥으로, 약 400㎞에 걸쳐 칼륨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브라질포태시는 2030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공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완공 이후에는 연간 240만t의 칼륨을 채굴할 계획인데, 이는 브라질 전체 칼륨 수요의 약 20%를 충당할 수 있는 규모로 집계된다. 광산 수명은 30년으로 추정되며, 회사는 개발에 25억달러(약 3조6200억원)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은 옥수수·콩·사탕수수 등 다양한 농작물을 생산하는 최대 수출국이나 그간 농작에 필요한 비료의 90%를 외부 수입에 의존해 왔다. 그러나 최근 비료 자급화는 브라질 정부의 주요 과제로 떠올랐는데, 러시아가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수출을 제한하면서 비료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브라질산 제품에 50% 관세를 부과하는 등 상황은 악화 일로로 치달은 바 있다.

    브라질포태시는 이번 사업을 통해 브라질 내 비료 공급 안정성과 농가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입장이다. 라파엘 블로이제 브라질포태시 브라질사업부 대표는 “이 지역에 대거 매장된 칼륨은 신이 내린 선물”이라며 “국가 식량 안보와 농업 자립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추가로 마데이라강과 아마존강이 만나는 파젠지냐 지역에서도 제2의 광산 개발을 검토 중이다.

    중국 기업들도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브라질포태시는 항만 터미널과 160㎞ 송전선을 포함한 기반 시설을 건설할 계획인데, 중국과 비료와 농산물을 교환하는 스와프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아우타제스 지역은 원주민 보호 구역과 맞닿아 있어 논란을 빚고 있다. 광산 예정지 중 일부는 무라족 거주지와 겹치는 상황으로, 환경단체들은 “합법적 채굴이더라도 도로·항만 건설로 인해 불법 벌목과 토지 침탈이 확산될 것”이라고 경고에 나섰다. 이에 브라질포태시는 “원주민 보호 구역을 철저히 엄수하며 외부에서만 개발을 진행하겠다”며 사태 진화에 힘쓰고 있다.

    일각에선 이번 개발이 낙후된 아우타제스 지역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도 제시된다. 현재 아우타제스에는 시민 약 5만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집계되는데, 대부분이 정부 지원 일자리나 복지 제도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세 토메 네투 아우타제스 시장은 “광산이 지역 경제에 새로운 기회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사업은 브라질의 식량 안보를 강화할 뿐만 아니라 아마존의 경제 구조 자체를 재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정민 기자(no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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