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미국이 재개하면 같은 조치”
국방부 등에 제안서 제출 지시해
미, 실탄두 없는 ‘미니트맨3’ 발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외교부, 국방부, 특수부대 및 관련 민간기관에 핵무기 시험 준비 방안에 관한 제안서를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국가안보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핵무기 시험 재개 발표를 “심각한 문제”로 규정하며 이같이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에 따른 의무를 지금까지 성실히 이행했다고 강조하면서 “미국이나 다른 핵보유국이 핵실험을 재개한다면 러시아도 같은 조치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미국의 핵실험 재개 방침에 대해 “어느 나라든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러시아도 대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러시아 국방장관은 회의에서 “최근 미국의 발언과 행동을 고려할 때 러시아는 전면적 핵실험에 즉시 대비해야 한다”고 보고했다. 그는 또 러시아 북부 노바야제믈랴 제도의 북극 시험장에서 단기간 내 핵실험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대통령의 지시는 핵무기 시험 준비의 적절성을 검토하라는 것이며 실제 시험 준비를 시작하라는 명령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미·러는 최근 핵 군비 경쟁을 가속화하려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부산 미·중 정상회담을 1시간 앞둔 시점에 “다른 나라들이 핵실험을 하는 상황에서 우리도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핵무기 시험 재개를 국방부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후 미 공군에서 핵전쟁을 담당하는 사령부인 지구권 타격사령부는 대통령 지시가 내려온 지 6일 만인 이날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실탄두를 장착하지 않은 미니트맨3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발사했다. 반덴버그 기지는 “국가 안보의 초석인 ICBM 시스템의 지속적인 신뢰성, 작전 준비 태세 및 정확도를 평가했다”고 밝혔다. ICBM의 재진입 비행체는 약 4200마일(6759㎞)을 비행해 마셜제도에 있는 로널드 레이건 탄도미사일 방어 시험장에 떨어졌다. ICBM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전략폭격기탑재순항미사일(ALCM)과 함께 3대 전략핵무기로 규정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실험 재개 지시는 러시아가 핵추진 수중 무인기(드론) ‘포세이돈’의 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나왔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이 무기를 요격할 수 있는 수단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지난 1일엔 포세이돈을 탑재할 수 있는 원자력추진 잠수함 하바롭스크의 진수를 발표했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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