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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8 (월)

    아예 구직 손떼서… '낮은 실업률'의 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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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둔화에도 2%대 후반 '좋은고용' 유지 신호 아냐
    '쉬는 청년' 20년 전의 2배, KDI "노동시장 유인 절실"

    머니투데이

    6일 세종시 어진동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5 세종청년취업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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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둔화에도 실업률이 2% 후반으로 낮게 유지되는 현상이 '좋은 고용'의 신호만은 아니라는 진단이 나왔다. 청년층의 구직포기 확산과 구인·구직 매칭효율성 개선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6일 발표한 '최근 낮은 실업률의 원인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경제성장률 둔화에도 실업률이 하락하는 현상이 이어진다"고 밝혔다

    GDP(국내총생산) 경제성장률은 2015년 2.6%에서 올해 0.8~1.0%(전망치)로 떨어졌다. 반면 같은 기간에 실업률은 3.6%에서 2.7%(올해 1~3분기 평균)로 낮아졌다.

    경기와 고용지표의 괴리다. KDI는 그 원인으로 △구직포기 증가 △구인·구직 매칭효율성 향상 등을 꼽았다. 실업률은 경제활동인구 대비 실업자의 비율로 계산되지만 조사시점 기준 4주 내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 사람은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구직을 포기한 인구가 많아질수록 실업률이 낮아지는 착시현상이 나타난다.

    보고서는 "경기가 부진할 때 구직전망이 악화하면 구직활동을 포기하는 인구가 늘어나 실업률이 낮아질 수 있다"며 이러한 현상이 '실업→비경제활동' 전이를 통해 통계상 실업률을 인위적으로 낮추는 효과를 낳는다고 설명했다.

    실제 15세 이상 생산가능인구 중 '쉬었음'으로 분류된 인구는 2005년 123만명(3.2%)에서 2025년 254만명(5.6%)으로 늘었다. 특히 20대의 '쉬었음' 인구비중은 7.2%로 20년 전의 2배 수준이다.

    보고서는 "청년층을 중심으로 근로연령층의 노동시장 참여의지가 약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잠재성장률 둔화로 양질의 일자리 창출여력이 제한된 가운데 정규직 취업경쟁이 격화한 것이 하나의 이유일 수 있다"고 말했다.

    KDI는 또 하나의 요인으로 구인·구직 매칭효율성 개선을 지목했다. 2015~2025년 매칭효율성은 약 11% 상승했는데 이는 동일한 구인·구직규모에서도 신규채용이 더 많아졌다는 뜻이다.

    KDI가 추산한 결과 20대 구직포기 확대는 실업률 하락폭(3.6%→2.7%)의 45~71%, 매칭효율성 개선은 23~45%를 각각 설명했다.

    보고서는 "청년층의 노동시장 이탈이 심화하면 인적자원 활용도가 낮아지고 사회통합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매칭효율성 제고노력과 함께 노동시장 이중구조 완화, 산업수요에 부합하는 인재육성, 장기 비구직자의 복귀지원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세종=최민경 기자 eyes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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