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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이슈 미술의 세계

    145억원짜리 ‘황금 변기’ 주인이 전설적인 월가의 상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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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작가 1000만달러에 경매 나와
    위탁자는 펀드매니저 스티븐 코헨


    매일경제

    소더비는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황금 변기 조각 ‘아메리카’를 뉴욕에서 11월 18일 경매에 출품한다. 소더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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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술계에 거의 10년 동안 퍼져온 미스터리가 있다. 황금으로 만든 기묘한 변기를 누가 미술품 경매에서 구입했는지에 관한 미스터리다. 그 비밀의 인물이 ‘월가의 상어’로 불렸던 전설적인 헤지펀드 매니저 스티븐 코헨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괴짜 미술작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이 ‘미국(America)’이라는 제목으로 제작한 황금 변기가 소더비 뉴욕 경매에 출품된다. 11월 18일 경매에 부쳐지며, 시작가는 약 1000만 달러(약 145억 원)로 책정됐다. 익명을 요구한 이 거래에 정통한 5명의 전문가들은 코헨이 위탁자라고 밝혔다.

    이 작품은 순금 100kg(18캐럿)으로 만든 변기다. 배관공을 불러 연결만 하면 실제로 사용할 수도 있다. 금값이 천정부지로 올라 재료로 쓴 금의 가격만도 실제로 1000만 달러에 육박한다.

    NYT에 따르면 변기의 주인이 그동안 누구였는지 미술계의 오랜 관심사였지만 미국 최고 부자 중 한 명이 줄곧 소유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뉴욕 메츠 구단주이기도 한 억만장자 금융인 스티븐 코헨이다. 코헨은 2017년 미술관에서 개념 예술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이 제작한 이 황금 변기를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황금 변기는 카텔란이 2016년 ‘미국’이라는 제목으로 경매에 출품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소더비는 올 가을 현대미술 저녁 경매에서 코헨의 작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소더비에서 카텔란이 덕트 테이프로 고정된 바나나 작품 ‘코미디언’이 7명의 입찰자를 끌어모으며 620만 달러(약 90억 원)에 낙찰시키며 화제를 모은 사건을 연상시킨다. 이번 경매는 매디슨 애비뉴의 브로이어 빌딩에 위치한 소더비 신사옥에서 열린다.

    매일경제

    무려 90억원의 가격에 경매에서 낙찰된 바나나 작품 ‘코미디언’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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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헨은 마리안 굿맨 갤러리에서 카텔란의 금변기를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더비는 판매자 신원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으며, 마리안 굿맨 갤러리 대변인은 사적 거래에 대해 논의를 거부했다. 코헨 측 대변인은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코헨은 현재 자신이 설립한 자산 운용사 포인트72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몇 년간 엔터테인먼트, 군사 기술, 제약 분야에 투자하며 성장해왔다. 내부자 정보 등을 이용하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투자 방식으로 악명이 높은 코헨은 인기 드라마 ‘빌리언즈’ 주인공 바비 액슬로드의 실제 모델로도 유명하다.

    그는 상당한 규모의 미술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으며, 2010년 재스퍼 존스가 1958년 미국 국기를 바탕으로 제작한 획기적인 ‘국기’ 회화와 같은 어두운 유머와 정치적 비평을 결합한 전후 미술 작품들을 구매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데미언 허스트가 1991년 제작한 포름알데히드에 담긴 상어 조각품의 소유주로도 알려져 있다.

    카텔란은 원래 18캐럿 금으로 만든 변기를 2점 제작했다. 코헨이 1점을 소유했고, 다른 한 점은 2016년 뉴욕 솔로몬 R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전시되었다. 트럼프 행정부를 조롱하는 의미로, 백악관 관계자들이 대통령 개인 거실 장식을 위해 미술관이 소장한 빈센트 반 고흐 그림 대여를 요청했을 때, 미술관은 대신 카텔란의 변기 작품을 제안했다.

    2019년, 그 변기가 ‘처칠의 생가’인 영국 블렌하임 궁전에 대여 중일 때 도난당했다. 도둑들은 기소되었지만 작품은 회수되지 못했다. 올해 배심원단은 두 남자를 유죄로 판결했고, 다른 한 명은 무죄를 선고받았다. 따라서 코헨의 황금 변기 작품이 현존하는 마지막 작품이다.

    이 황금 변기는 최근 카텔란 작품이 경매에서 큰 화제를 모으며 인기몰이를 한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경매 전문가들은 90억원짜리 바나나 작품의 명성이 더 많은 ‘암호화폐 벼락부자’들을 황금 변기로 이끌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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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스티나 성당을 재현한 ‘무제(2018)’, 운석에 맞고 쓰러진 교황을 구현한 ‘아홉 번째 시간(2019)’과 사진을 찍은 마우리치오 카텔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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