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뱅크 월드투어 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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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 서병기선임기자]“세계가 K팝이라는 언어로 하나가 된다.”
K팝의 시대를 확장시킨 ‘뮤직뱅크 원드투어’의 마법이다. 한국 아이돌이 춤추고 노래하는 그 곳에는 국경도, 이념의 벽도 없었다.
지난 7일 방송된 KBS 1TV 다큐멘터리 ‘K-POP 대항해시대의 기록–뮤직뱅크 월드투어 20’은 전 세계 팬들과 함께 써 내려간 K-POP 14년의 지도이자 한국 음악이 세계의 공용어가 되기까지의 여정을 압축적으로 그리며 시청자들에게 깊고 진한 여운을 남겼다.
이날 방송에서는 아이유, 동방신기, BTS, 르세라핌, 아이브, 보이넥스트도어 등 뮤직뱅크 월드투어에 직접 참가했던, 세대를 잇는 K-팝 주역들이 솔직하고 생생한 인터뷰를 보여줘, 한류의 과거·현재·미래를 아우르는 명품 다큐라는 호평이 쏟아졌다.
음악 프로그램 KBS2 ‘뮤직뱅크’는 1998년부터 방송됐지만, 2011년부터 글로벌 팬들을 찾아나서는 색다른 시도를 시작했다. 글로벌 팬에게 한걸음 더 다가가가 위해, 그들 속으로 들어가 함께 울고웃었다. 함성은 점점 더 커져갔고, 환호는 뜨거워졌다.
그때만 해도 K팝이 그릴 미래를 누구도 알지 못했던 시절이다. 그러나 팬들이 있는 현장을 찾아간 뮤직뱅크 월드투어의 시도는 팬들과 K-팝이 만나는 길을 내기 시작했고, 결국 글로벌 K팝팬들의 소통창구가 됐다. 2011년부터 2025년까지, 14개국, 20차례의 뮤직뱅크 월드투어는 세계를 K팝 하나로 묶은 공통어로 만들었다. 현장에서 K팝 아티스트와 감정을 나눈 글로벌 통합관객수만 무려 37만여명에 이른다.
뮤직뱅크 대항해의 첫 기항지는 2011년 일본 도쿄. 톱스타들만 선다는 도쿄돔 세계 첫 한류 콘서트는 만만치 않은 도전이자 실험이었다. 하지만 아이유, 동방신기 등이 뜨겁게 무대를 꾸미며, 도쿄돔을 채운 4만5천여명의 함성으로 성공적인 출발을 알렸다.
‘뮤직뱅크 월드투어’ 김상미 총괄 CP는 “도쿄돔 첫 공연 당시 ‘정말 우리가 객석을 채울 수 있을까’라는 우려가 있었고, ‘정말 그만큼 (K-POP이) 인기가 있는 게 맞나?’ ‘팬들이 정말 그만큼 있나?’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공연이) 굉장히 성황리에 잘 돼서 ‘우리도 해외에 팬들이 많구나’를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렇다면 ‘일본은 이러한데 다른 나라도 우리가 한번 확인해 볼 수 있을까?’, 이런 생각에서 (뮤직뱅크 월드투어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아이유는 도쿄돔 4만 5천 명의 함성을 회상하며 “아직도 얼떨떨하지만 한류를 열어 주신 선배님들과 같은 무대에 선 게 영광이었다”고 했고, 유노윤호는 “‘뮤직뱅크 월드투어’는 반짝하고 사라진 게 아니라 지금까지 이어오며 (전 세계 팬들과의) 소통창구가 되고 있다”고 말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도쿄돔 첫 공연 성공 이후 아시아를 넘어 칠레·베를린·파리·멕시코·마드리드·리스본 등 총 14개국 현장의 모습을 생생히 되짚었다. K팝은 어느새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하나의 언어, 하나의 문화가 되어갔다. K팝의 위상은 새롭게 부상하고 합류하는 아이돌들과 함께 점점 높아져갔다.
‘뮤직뱅크 월드투어’의 관객은 결코 조용한 구경꾼이 아니다. 목청껏 환호하고, 같거나 혹은 다른 언어로 하나의 노래를 같이 부른다. 그것이 바로 ‘뮤직뱅크 월드투어’와 K팝이 경계를 넘어 세계와 연결되는 방식이다.
히트곡을 현지 언어로 바꿔 부르는 것도 아티스트와 팬들이 빨리 하나가 되는 방법이다. 엔믹스는 2024년 마드리드 공연에서 스페인어 버전으로 ‘Soñar’를 불렀다. 엔믹스의 해원은 “아무리 K-팝을 좋아하는 팬분들이 모인 공간이라고 해도, 그들의 (자국) 문화가 섞이는 기분이 들면 더 무대에 집중해 주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해서 ‘엔믹스에게 더 집중해 주세요’ 하는 마음으로 스페인어 버전을 준비했는데, 그때 환호 소리가 엄청 컸던 것 같아요”라고 털어놨다.
더 보이즈는 파리 공연에서 “오 샹들리제~” 하고 불어로 샹송을 부르며 관객과 K팝 안무를 함께 춰 큰 환호를 받았다. 아이브 장원영은 2025년 포르투갈 리스본 공연에서 관객중 한 명에게 전화를 걸어, 당첨확률 3만분의 1을 뚫고 연결된 마르타에게 평생 잊지 못할 기회를 선물했다.
2012년 칠레 공연은 각별했다. 무너진 광산에서 1656시간동안 엘비스 프레슬리 등의 음악을 듣고 버텨내 결국 생환한 33인의 매몰광부. 이들을 위해 정용화는 기타를 들고 ‘러브 미 텐더’를 불러 진심으로 위로를 전했다.
2017년부터 9개국의 무대를 함께 한 ‘뮤직뱅크 월드투어’의 상징적 얼굴인 MC 박보검의 진심도 관객 사이에서 큰 인기요인이다. 음악은행(뮤직뱅크) 은행장(MC)인 박보검은 존중과 배려를 담은 진행으로 진정한 소통을 이뤄낸다. 공연마다 준비를 많이 하는 그의 미소와 친절은 글로벌 팬들이 뮤직뱅크 월드투어를 찾아야할 또 하나의 이유다.
박보검은 인터뷰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한 명의 배우이자 사람이자 또 진행자로서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고 ‘우리나라의 문화를 대표하러 왔다’는 생각으로 무대에 선다”라는 벅찬 소회를 전했다.
매번 각 나라의 말로 인사말을 공부해 현지 관객에게 정중히 다가가며, 때로는 피아노를 치며 노래도 부르는 박보검의 하이라이트 영상과 교차되며 문화 외교관으로서의 치열한 노력과 세계 팬들을 향한 존중의 의미를 다시 한번 느끼게 만들었다.
세계 각국의 하늘 아래 울려 퍼진 한국 음악의 함성은 단순한 공연을 넘어 ‘문화의 연결선’으로 이어졌다. 세계 지도에 뮤직뱅크 월드투어의 핀이 꼽히는 영상 효과는 마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혼문이 완성되는 듯한 벅찬 감동을 선사했다.
아이유와 동방신기의 2011년 도쿄돔 무대, BTS와 르세라핌이 잇는 세대의 흐름, 그리고 보이넥스트도어·아이브·라이즈로 이어지는 현재의 한류를 유기적으로 엮어내며 ‘K-POP의 항해는 지금도 계속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르세라핌 채원은 “선배님들이 세계를 향한 문을 열어주셨 듯, 우리도 새로운 문을 열고 싶다”는 말로 다시 새 항해를 준비하는 한류의 세대 계승의 의미를 되새겼고, 보이넥스트도어의 이한은 “K-POP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게 ‘뮤직뱅크 월드투어’의 가장 큰 장점”이라며 단순한 공연이 아닌 세계인이 함께 즐기는 축제임을 강조했다.
‘뮤직뱅크 월드투어’ 김상미 CP는 “KBS는 해외에 나가면 단순한 방송 프로그램이 아니라 공영방송으로서 대한민국 그 자체가 된다. 팬들에게 남길 인상이 곧 한국의 이미지가 되기에, 언제나 ‘우리는 대한민국을 대표한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했다”며 전 세계에 한국을 알리는 홍보 대사로서의 소명감과 공영 방송으로서의 책임감을 밝혔다.
‘뮤직뱅크 월드투어’는 공연과 동시에 전세계 153개국에 생중계되며 세계를 사로잡고 있다. 팬들 속으로 파고드는 이런 네트워크는 KBS의 힘이기도 하다.
K팝의 세계전파에 공헌하고 있는 ‘뮤직뱅크 월드투어’ 대항해 시대. 그 항로에는 종착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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