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기한 연장했으나 합의 난항 전망
연 800억 원 재정 추가에 요금 인상 압박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이 파업을 유보한 5월 28일 서울 중구 서울역환승센터에서 버스들이 정상 운행되고 있다. 강예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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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버스노동조합이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치르는 13일까지 파업을 유보했다. 노조가 12일 파업을 예고해 우려됐던 '수능 교통대란'은 일단 피했다. 다만 6개월 넘게 이어온 협상에서 노사 간 입장 차가 커 운행 중단 불안감은 지속되고 있다.
서울시버스노조와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9일 공동성명을 통해 "오는 13일 추가 교섭을 진행하고 교섭일까지는 쟁의행위를 하지 않는다"며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능한 한 조속한 시일 내에 2025년도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 체결에 이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7일 노사는 중앙노사교섭회의(13차 실무협의)를 열었으나 협상이 결렬됐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기간인 11일 밤 12시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12일 새벽부터 전면 파업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노조는 사측을 압박하기 위해 수능 전날부터 파업을 강행하겠다는 성명을 내기도 했지만 수능일은 피하는 것으로 한발 물러섰다.
서울 시내버스 노사가 중앙노사교섭회의를 개최한 7일 서울 송파구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에서 노사 관계자들이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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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는 13일 추가 교섭에 나서지만 타결까지는 난항이 전망된다. 지난해 '정기상여금도 통상임금으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달라진 임단협 조건으로 올해 노사 협상은 4월부터 평행선을 달렸다.
합의의 단초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지난달 29일 동아운수 통상임금 소송 2심에서도 한쪽 손만을 들어주지 않아 협의 여지를 남겼다. 재판부는 노조의 주장대로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하면서도 근로시간 산정은 사측의 기준으로 판결했다. 대법원 판단까지 기다릴 경우 교섭은 장기화가 불가피하다.
버스요금 인상도 거론된다. 당장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면 서울시가 시내버스에 투입할 재정은 연간 최소 800억 원이 추가된다. 지난 4일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서울시는 "판결 결과를 그대로 적용하면 약 8%의 인상 효과가 생겨 연간 800억 원의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며 "노조 요구안을 100% 수용할 경우에는 연간 약 1,500억 원을 추가해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준공영제 적자 누적에 따라 2023년 8월 서울 시내버스 요금은 1,200원에서 1,500원으로 8년 만에 300원 인상됐다.
이재명 기자 nowl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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