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저축은행 부산 이전 후 첫 홈 경기 ... 대한항공에 1대3 패배
대한항공 러셀 양팀 최다 34득점 폭발
OK저축은행이 9일 부산에서 첫 홈 개막전을 치르는 모습 /OK저축은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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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배구 OK저축은행이 9일 대한항공과 2025-2026시즌 V리그 홈 개막전을 치르면서 ‘부산 시대’를 새로 연 가운데, 경기는 1위 대한항공이 5위 OK저축은행을 3대1(25-22 25-20 23-25 25-22)로 잡으면서 안방 축제의 흥을 깼다.
이날 경기가 열린 부산 강서실내체육관은 4270명 만원관중이 운집해 OK저축은행을 열렬히 응원하는 주황색 물결이 일었다. 하지만 경기 초반부터 대한항공의 카일 러셀(32)과 정지석(30) 쌍포가 나란히 8득점 불을 뿜으면서 주도권을 잡아나갔다. 1세트에 이어 2세트까지 잃은 OK저축은행은 주포 디미타르 디미트로프의 분전에 힘 입어 3세트를 만회하고 4세트 중반까지 리드를 가져갔지만, 대한항공이 11-14에서 러셀의 서브 에이스 등 4연속 득점으로 15-14로 역전에 성공하며 다시 승기를 잡았고 5세트도 가져가며 3연승을 완성했다. 러셀이 양팀 최다인 34득점, 정지석이 22득점으로 총 56점을 합작했다. 디미트로프는 팀 최다인 24점을 냈지만 패배로 빛이 바랬다.
9일 부산 강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OK저축은행 읏맨과 대한항공 점보스의 경기. 대한항공의 정지석이 스파이크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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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패와는 상관없이 부산 시민들에겐 한낮의 축제였다. 만원관중은 상징색인 주황색 티셔츠를 맞춰 입고 득점이 터질 때마다 열광적인 함성을 내질렀다. 일부 팬들은 당근 모양의 코스튬과 모자를 쓰는 등 이색적인 복장을 하고 경기를 지켜봤다. 주황색 곱슬머리 가발을 쓰고 8세 딸과 함께 경기장을 찾은 엄윤섭(49)씨는 “부산이 4대 스포츠를 모두 품은 것이 너무 자랑스럽고, 앞으로 남은 홈 경기를 모두 직관하는 게 목표”라며 “롯데(야구) 팬인데, 최근 성적이 저조해 마음이 참 쓰리다. 배구를 보면서 다시 힘을 낼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신영철 OK저축은행 감독은 “감독 시작하고 가장 긴장되는 경기였다. 팬들에게 좋은 선물 못해드려서 죄송하고, 앞으로 나아갈 길이 많은 것 같다”고 했다. 대한항공 정지석은 “원정 경기이긴 했지만, 4000명 관중의 환호 속에서 경기를 하니 아드레날린이 뿜어져나왔다. 너무 멋있었고 재밌게 경기했다”고 했다.
OK저축은행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2013년 창단 이후 12년간 몸담았던 안산을 뒤로하고 부산으로 연고지를 옮겼다. 부산은 인구 300만명이 넘는 대도시인 데다, 초중고 배구부가 10팀이 넘고 동호인 인구도 1700명에 달하는 등 배구 인프라가 상당해 매력적인 연고지로 꼽혀온 곳이다. OK저축은행도 일찍이 2020년부터 이전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왔다고 한다. 부산을 안방으로 삼은 이후 광안리 해수욕장, 벡스코 등 부산 거점에서 배구 체험 행사를 개최하고, 부산 초등학교 30개교를 방문해 배구 교육을 하는 등 적극적으로 존재감을 어필하고 있다.
[부산=강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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