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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한국인에 맞는 견과류 섭취 표준 만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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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경제

    생산과정을 설명하는 권영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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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고양에 위치한 견과류 유통기업 '더채움' 공장. 마스크와 방진모, 방진복을 입은 뒤 반도체 공장을 연상시키는 에어샤워를 거치고 내부로 들어서니 고소한 냄새가 쏟아졌다. 캐슈너트, 피칸, 피스타치오 등을 150도 이하 저온에서 90~100분간 로스팅하며 맛과 향을 극대화하고 있었기 때문. 이곳에선 직원 단 20여 명이 한 달에 견과류 약 100만봉을 생산한다.

    4000㎡ 규모 신공장은 온도 18도, 습도 40% 미만을 유지하는 항온·항습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위해요소 집중관리기준(HACCP) 인증도 받았다. 자동화율은 80%에 달한다. 지난 6일 공장에서 기자들과 만난 권영기 더채움 대표는 "'건강한 견과' 연구를 평생의 과제로 삼고, 건강하고 순수한 먹거리의 본질을 탐구해왔다"고 말했다. 더채움은 1998년 '부림농수산'이라는 이름으로 출발해 현재 업력이 30년 가까이 된다.

    견과류 업계에서 10여 년을 종사해온 권 대표가 1998년 외환위기 때 설립했다. 당시 국내 견과시장은 짠맛과 기름 맛에 의존한 대용량 제품이 주류였다. 권 대표는 "수입한 견과가 산패·염분 과다로 국민 건강을 해치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더채움은 천일염수 초미세 분사 기술을 적용해 염도를 정밀 제어하는 가염 유닛을 개발해 견과류 염도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또 수년간 수백 차례 실험한 끝에 150도 이하에서 90~100분간 진행되는 저온 로스팅 공법을 개발해 제품에 적용하고 있다. 저온 로스팅으로 진행해야 견과류 속 불포화지방을 보존할 수 있고 단맛이 살아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하루 한 봉지 '25g'이라는 적정 섭취 개념도 더채움이 최초로 제시했다. "견과류는 필요 이상 섭취하면 부작용이 생겨 해롭고, 대용량 제품은 썩기 쉽다"는 고민에서 출발했다. 2010년 '하루한줌 E25g 견과'를 출시한 뒤 소비자의 호응을 얻자 경쟁 회사들도 잇따라 소용량 제품을 만들며 업계 표준이 됐다. 이 공로로 권 대표는 국무총리 표창,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 등을 수상했다.

    선키스트·삼양사·쿠팡 등에도 OEM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지난해 더채움 매출은 자회사까지 합쳐 총 120억원이다. 또 앞으로 노인 인구가 늘어나는 추세에 맞춰 부드럽게 먹을 수 있는 견과류 제품 개발 등을 계획 중이다.

    [서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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