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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8 (월)

    [인터뷰] “車 이해하고 바꿀 줄 아는 드라이버 육성” TGR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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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랠리에 국경은 없다” 향후 해외 인재에도 기회

    파이낸셜뉴스

    다카하시 토모야 도요타 가주 레이싱 컴퍼니(TOYOTA GAZOO Racing Company) 사장과 'TGR WRC 챌린지 프로그램' 4기생 야나기다 칸타 선수, 3기생 마츠시타 타쿠미 선수(오른쪽부터)가 지난 8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시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세계 랠리 챔피언십(WRC) 포럼8 랠리 재팬’의 글로벌 미디어 라운드테이블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나고야=서혜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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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이낸셜뉴스 나고야=서혜진 특파원】 "도요타자동차는 모터스포츠를 기반으로 한 ‘차 만들기’ 철학을 실천하고 있다. 단순히 빠른 운전을 하는 드라이버가 아니라, 차량을 이해하고 어떤 부분을 어떻게 개선하면 좋을지 스스로 사고할 수 있는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 목표다."
    다카하시 토모야 도요타 가주 레이싱 컴퍼니(TOYOTA GAZOO Racing company, 이하 TGR) 사장은 지난 8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시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세계 랠리 챔피언십(WRC) 포럼8 랠리 재팬’의 글로벌 미디어 라운드테이블에서 이 같은 철학을 밝혔다. TGR은 도요타자동차의 모터스포츠팀이자 고성능 브랜드이다.

    TGR은 세계 무대에서 활약할 드라이버를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해 ‘TGR WRC 챌린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일본 국적을 가진 24세 이하 젊은층을 대상으로 서류심사, 실기평가, 면접을 거쳐 참가자를 선발한다. 타카하시 사장은 “랠리에 국경은 없다”며 향후 해외 인재에게도 기회를 넓힐 가능성을 시사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발된 드라이버들은 핀란드에 머물며 드라이빙 기술, 페이스노트 작성, 체력 및 정신 트레이닝 등 종합적인 교육을 받는다. 현장의 정비사와 엔지니어들도 세계 정상급 팀과 함께하며, ‘토요타식 훈련의 장’에서 사람을 단련하는 경험을 쌓는다.

    현재 TGR-WRT의 정규 드라이버인 카츠타 타카모토 선수 역시 이 프로그램 출신이다.

    다카하시 사장은 “단번에 정상급 카테고리에 오를 수 있는 드라이버는 없다”며 “단계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 랠리를 지속 가능한 문화로 정착시키는 것이 챌린지 프로그램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젊은 드라이버 육성’은 단순한 경기력 향상을 넘어 ‘랠리 문화를 뿌리내리고 자동차 개발로 이어지는 인재를 키우는 것’이라는 더 깊은 목표와 맞닿아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실 중 하나가 바로 ‘GR 야리스(GR Yaris)’다. GR 야리스는 개발 초기부터 WRC 엔지니어들과 협업해 설계된, 말 그대로 ‘모터스포츠에서 태어난 차’다. 실제 경기 현장에서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이 특징이다.

    다카하시 사장은 “GR 야리스는 플랫폼 개발 단계에서부터 WRC의 노하우를 적극 반영한 모델”이라며 “서스펜션 스트로크 확보 등 랠리 주행을 전제로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4월 출시된 신형 GR 야리스의 경우 토요타 양산차 역사상 처음으로 콕핏(cockpit)을 대폭 수정했다"며 "이는 드라이버가 더욱 집중해 운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변화”라고 덧붙였다.

    콕핏은 자동차 운전석과 조수석의 전방 영역을 뜻한다. 다카하시 사장은 "도요타에서 지금까지 하나의 차를 출시하고 난 뒤 다음 풀 모델 체인지 전까지 내장을 그렇게 까지 바꾸는 일은 단 한 번도 없었다"며 "드라이버가 모터스포츠의 극한 환경 속에서 자신의 인지, 판단, 조작에 완전히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지·판단을 위한 도구(정보) 들이 전부 콕핏 주변에 산재해 있는데 드라이버가 스트레스를 느끼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시야 안에서 필요한 정보를 즉시 얻을 수 있는 콕핏 디자인을 다시 만들었다"며 "앞으로도 여러 분야에서 이같은 접근을 계속 시도하고 싶다"고 했다.

    도요타는 랠리 현장에서 얻은 경험을 GR 카롤라(GR Corolla), GR-DAT(8단 자동변속기) 등의 양산 모델에도 꾸준히 반영하고 있다.

    이날 라운드테이블에는 챌린지 프로그램 3기생 마츠시타 타쿠미 선수와 4기생 야나기다 칸타 선수도 참석해 핀란드에서의 훈련 경험을 공유했다.

    다카하시 사장은 두 선수에게 “단순히 빨리 달리는 것뿐 아니라 자신이 타는 차량을 어떻게 바꾸면 더 즐겁고 기분 좋게 달릴 수 있을지 고민하는 시각을 가지길 바란다”며 “그러한 자세가 향후 개발 드라이버로서 양산차 개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이들의 모습이 젊은 세대에게 동경과 영감을 줘 랠리 문화의 저변 확대에도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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