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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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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 내부 ‘노만석 책임론’ 확산… 신임 검사 교수들 “항소 포기 설명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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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유미 검사장 “검찰 역사 가장 치욕적…노만석 사퇴해야”

    법무연수원에서 신임 검사를 교육하는 교수들이 10일 “노만석 검찰총장 권한대행은 대장동 사건의 항소를 포기한 이유를 추가 설명하라”며 성명을 냈다.

    조선일보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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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수들은 이날 검찰 내부망에 글을 올려 “권한대행께서 밝힌 입장은 항소 포기의 구체적 경위와 법리적 이유가 전혀 포함돼 있지 않아 납득이 되지 않는다”면서 “검찰총장 권한대행께 항소 포기 지시에 이른 경위와 법리적 근거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다시 한번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신임 검사를 교육하는 법무연수원 용인분원 교수진에는 방지형 전 대검 디엔에이·화학분석과장, 서민석 전 중앙지검 반부패2부 부부장검사, 김지연 전 성남지검 수원지청 부부장검사 등이 있다.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수사를 맡았던 박상용 전 수원지검 부부장검사도 포함돼 있다.

    대장동 일당의 1심 선고와 관련해 서울중앙지검 수사·공판팀 검사들은 항소 의견을 냈지만, 대검 등 지휘부에서 승인하지 않아 결국 항소장이 제출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노 권한대행은 전날 “대장동 사건은 통상의 중요 사건처럼 법무부의 의견도 참고한 후 해당 판결의 취지 및 내용, 항소 기준, 사건 경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항소를 제기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정유미 검사장 “검찰 역사 가장 치욕적… 노만석 사퇴하라"

    같은 날 정유미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도 검찰 내부망에 글을 올려 “노 권한대행은 책임지고 그 자리를 사퇴하라”고 밝혔다.

    정 연구위원은 “노 권한대행의 입장문은 짧고 실질적인 내용도 없지만, 그 안에는 수많은 킬링 포인트가 보인다”며 “그는 검찰 역사를 통틀어 가장 치욕적으로 권력에 굴복한 검사로 이름을 남기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권력에 굴종한 자를 조직의 수장으로 두고 같은 치욕을 감당해야 하는 후배들의 입장을 눈곱만큼이라도 생각할 능력이 있다면 ‘저의 책임’이라고 내뱉었으니 책임지고 그 자리를 사퇴하라”고 밝혔다.

    정 연구위원은 “노 권한대행은 우리가 생각하는 대장동 사건과는 다른 사건의 판결문을 참고했는가 아니면 다른 검사들과 다른 항소 기준을 가지고 있는 건가”라며 “추상적인 단어 몇 개로 말장난하지 말고 항소 포기의 결론에 이르게 된 논리 과정을 제시하라”고 했다.

    이어 “이처럼 중요한 사건에서 일부 공소 사실에 대해 무죄가 선고되고, 수천억 원이 넘는 추징을 구형했으나 피고인 김만배에 대해 10%도 안 되는 추징만 인용됐으므로 통상적인 기준에 따라 항소가 당연한데도 항소 포기를 지시함에 있어 항소 기준을 고려했다는 것은 무슨 헛소리인가”라며 “특정 정치 세력이 무지성으로 항소 기준에 맞는 항소 포기를 운운하며 큰소리 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하기 위함인가”라고 적었다.

    정 연구위원은 “노 대행은 법무부의 의견도 참고했다고 하는데 법무부 장관은 아는 바 없다고 오리발”이라며 “노 대행이 거짓말을 했나 아니면 장관이 시키는 대로 했음에도 버림받은 것인가. 어느 쪽이라도 굴욕적”이라고 했다. 또 “노 대행만의 문제는 아니다. 한직을 전전하다 정치적 견해를 함께하는 권력의 은혜를 입어 대검에 입성한 일부 검사장들도 보라”고 했다.

    아울러 “개별 사건에 일일이 이래라저래라 참견하는 것은 갑질이자 완장질이고, 정치권과 일선에 한 발씩 걸치고 ‘조율’하는 것은 영리한 처신이 아니라 정치질”이라고 했다. 끝으로 정 연구위원은 “이번 어리석은 결정에 의견을 보탠 대검 간부들은 다 같이 엎드려 국민들과 후배들에게 석고대죄하고 사퇴하라”고 했다.

    [박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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