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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7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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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재집권 1년 만에 가상자산으로 14조 원 벌어...'대통령 이해충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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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9월 설립한 투자 기업 통해
    'WLFI' 코인 발행하며 막대한 수익
    밈코인·알트코인 등 다방면서 투자


    한국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차남 에릭 트럼프가 8월 29일 홍콩에서 열린 비트코인 아시아 컨퍼런스에 참석해 자세를 취하고 있다. 홍콩=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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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 일가가 가상자산 사업으로 약 100억 달러(약 14조 원)를 벌어 들였다는 분석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가상자산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으로서의 지위도 적극 활용한 만큼 이해충돌 우려가 제기된다.

    트럼프 가족기업 발행 암호화폐, 청탁 통로로?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10일 미국 정부 윤리국 등의 관련 자료를 분석해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가상자산 투자는 지난해 9월 설립한 가상자산 투자회사 월드리버티파이낸셜(WLF)을 통해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WLF의 주 수입원은 WLF가 자체 발행하는 가상화폐 'WLFI'와 달러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USD1'의 거래 수수료로 이뤄진다. 이들 수입의 75%는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 기업으로 흘러가는 데다, 트럼프 대통령과 그 가족이 전체 WLFI 발행량의 4분의 1가량인 225억 개를 보유해 WLFI의 가치가 오를수록 트럼프 일가가 큰 이득을 보는 구조다.

    이런 탓에 WLF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부정 청탁 통로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상화폐 '트론'의 창시자 저스틴 선이 대표적인 예시다. 닛케이는 선이 2023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시장 조작 혐의로 기소돼 수사를 받아왔지만 7,500만 달러(약 1,090억 원) 규모의 WLFI를 구매한 이후 트럼프 행정부가 소송을 중단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닛케이 "트럼프 행정부 취약점 될 수도"


    WLF를 통한 투자 이외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발행된 실체가 없는 밈코인(유행에 따라 가격이 급등락하는 가상화폐)인 '트럼프 코인'를 발행해 큰 이익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인 보유량 상위 220명을 자신과의 만찬에 초청하는 등 자신과 가족이 전체 발행량의 80%를 보유한 트럼프 코인을 적극 홍보했고, 그 결과 현재 트럼프 코인의 시가 총액은 16억 달러(약 2조3,000억 원)까지 올랐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운영하는 '트럼프 미디어 & 테크놀로지'는 20억 달러(약 2조9,000억 원)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가상자산을 전략적으로 비축할 것"이라 발표하며 시장을 흔들었다.

    닛케이는 트럼프 대통령 일가의 가상자산 사업이 트럼프 행정부의 '취약점'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WLFI의 주요 구매자 가운데는 북한이나 이란, 러시아 등 미국의 '적국'으로 분류되는 이들도 다수 있는데, 이들이 내부거래로 가격을 조작할 경우 손쉽게 '먹잇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내년도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할 경우 의회가 관련 조사에 나서면서 정치적 위기가 닥칠 가능성도 높다고 봤다.

    이정혁 기자 dinn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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