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美 공백 채우려 시도 중이나 개도국 압박에 무력
中, 신흥국과 함께 EU CBAM 등 보호무역조치로 비판도
9일(현지시간) 브라질 파라 주 벨렘에서 한 관광객이 COP30 마스코트 쿠루피라가 그려진 현수막을 들고 사진을 찍고 있다. 2025.11.09. ⓒ AFP=뉴스1 ⓒ News1 이정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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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브라질 벨렝에서 10일(현지시간) 개막한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 미국이 불참하자, 유럽연합(EU)이 빈자리를 메웠지만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을 설득하는 기후 리더십을 보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EU는 지난 5일 COP30을 앞두고 204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1990년 대비 90%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는 한편, 다른 국가들이 COP30에서 '오염 감축 강화'를 위해 단결된 입장을 표명하도록 설득하려는 등 기후 리더십 공백을 메우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부재로 자금 조달·무역 등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이 대립하는 기후협상 과정에서 EU의 정치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그간 '충격완화 장치이자 실력자' 역할을 해오던 미국이 사라지며 COP 무대에서 개도국들의 요구와 압력에 정면으로 노출됐다는 것이다.
EU 역시 국내적으로 탈탄소 전환에 반발하는 전통 제조업과 극우 정당의 영향력으로 친환경 정책이 약화하자, 지난 7월 기후목표 논의 과정에서 오히려 중국으로부터 '기후 노력이 후퇴하고 있다'는 신랄한 비판을 받는 처지에 놓였다.
이외에도 미국의 빈자리를 채워 기후변화 대응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중국과 협력하는 데 EU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EU는 세계 1위 이산화탄소 배출국이면서 전기차와 풍력 터빈 등 모든 친환경 산업 분야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중국이 "친환경 전환의 거대한 수혜자이지만, 모범을 보이며 주도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비판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EU가 2026년 시행할 계획인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신흥 경제국들을 EU 시장에서 배제하는 보호무역 조치로 간주하며 이날 인도, 볼리비아 등의 국가들과 함께 COP30의 주요 의제로 올리려고 시도할 전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EU는 독일 기후 특사 제니퍼 모건 등 베테랑 정치 협상가들의 이탈과 국내 인사 변동으로 경험 많은 전문가가 부족한 상태로 COP30에 임하고 있다며 "이번 임무에 제대로 준비되지 않았다"고 폴리티코는 지적했다.
COP는 1992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지구 정상회의(리우 회의)에서 채택된 유엔 기후변화협약에 따라 서명국 약 200개국이 모여 매년 기후변화 대응을 논의하는 회의체다.
10년 전인 제21차 당사국총회(COP21)에서는 195개국이 지구 온난화를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섭씨 2도 이내로 제한하고, 1.5도 이하로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추구하는 파리협정이 채택됐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 기후변화 대응 기조에 따라 미국은 지난 1월 파리협정에서 탈퇴했고, 올해 COP30에는 회의 역사상 처음으로 불참하게 됐다.
jw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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