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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7 (일)

    트럼프, 알카에다 분파 출신 시리아 정상과 회담…제재유예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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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샤라 시리아 대통령, 시리아 건국후 첫 정상 백악관 방문

    美, 2차 제재 담은 ‘시저법’ 180일간 유예키로

    헤럴드경제

    1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아흐메드 알샤라 시리아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이날 양국 정상들은 언론 공개 없이 회담을 하며, 시리아의 재건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미국의 제재 유예 조치를 논의했다. [SANA /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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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아흐메드 알샤라 시리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수십년간 내전을 겪은 시리아의 정상이 내홍을 봉합하고, 백악관을 찾은 것은 1946년 건국 이후 처음이다.

    알샤라 대통령은 오전 11시 37분 백악관에 도착해 두 시간 가까이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했다. 알샤라 대통령의 백악관 도착부터 회담까지 그와 관련된 모든 일정은 언론에 공개되지 않았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알샤라 대통령은 외국 정상의 방문 때 있는 흔한 화려한 환영 없이 백악관에 도착했다”며 “그는 카메라들이 자리를 잡고 있는 웨스트윙의 정문이 아닌 기자들의 시야를 벗어난 측면 출입구를 통해 들어왔다”고 전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알샤라 대통령의 극적인 변모로 인해 세간의 관심이 더욱 집중됐다. 그는 미국이 테러단체로 지정했던 조직의 수장으로 수년간 이라크의 미군 교도소에 수감되기까지 했던 인물이다. 미국은 그에게 1000만달러(약 140억원)의 현상금을 내걸기도 했다.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조직인 알카에다의 분파 출신인 그가 내전을 종식시킨 이후, 미국으로부터 정당성을 인정받은 정권의 정상으로 백악관을 방문하게 된 것이다.

    알샤라 대통령은 2011년 시리아 내전이 발발하자 알카에다의 연계조직인 ‘누스라 전선’을 창설하고 활동했다. 2016년에는 알카에다와 결별하고 시리아 북부의 4개 반군 조직을 통합, 이슬람 무장단체인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을 결성했다. 이후 지난해 12월 시리아를 오랫동안 철권 통치해온 알아사드 정권을 축출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알아사드 정권 축출 이후 그는 임시대통령을 맡아 시리아 재건과 정상화를 위한 작업을 이끌어왔다. 수십년간 제재를 받으며 국제 사회에서 협력관계를 구축하지 못했던 시리아는 알샤라 대통령 집권 이후 미국 등 서방과 협력하려는 자세로 전환했다. 지난 9월 유엔총회에서 알샤라 대통령은 “위기를 수출하던 나라 시리아는 이제 주변에 안정, 평화, 번영을 가져다주는 역사적 기회로 변모했다”며 “앞으로 제재가 시리아인을 족쇄로 묶고 자유를 박탈하지 않도록 완전히 해제되기를 요구한다” 말하기도 했다.

    보통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외국 정상과 회담할 때는 길게는 1시간 가량 이를 언론에 공개하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아왔다. 이날 회담을 비공개리에 진행한 것은 알샤라 대통령의 알카에다 관련 이력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오랜 내전과 국제 제재로 황폐해진 시리아의 재건 사업을 촉진하기 위해 이날 ‘시저 시리아 민간인 보호법’(Caesar Act·시저법)에 따른 제재 부과를 180일간 유예하기로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재무부·국무부·상무부 합동 발표 자료에서 “시저법의 일부 제재 집행을 정지함으로써 시리아에 대한 지속적인 제재 완화 의지를 표명했다”고 발표했다.

    2019년 발효된 시저법은 시리아 정부, 군대, 금융기관 등과 거래한 제 3국 기업·개인에 대해 미국이 2차 제재를 부과하는 게 핵심이다. 건설, 에너지, 금융, 항공 등 분야의 거래를 사실상 차단하는 방식으로 시리아 정권을 고립시켰던 제재안이다. 이를 유예해 시리아가 금융기관 등과 협력해 재건 기반을 마련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시저법 유예 조치를 발표하면서도 “이 정지 조치는 러시아 및 이란 정부가 관련된 특정 거래, 또는 러시아·이란산 물품, 기술, 소프트웨어, 자금, 금융, 서비스 이전은 제외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사우디아라비아 방문 당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함께 알샤라 대통령을 만난 바 있다. 그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알샤라 대통령을 두고 “젊고 매력적인 터프가이”라며 우호적인 수사를 보냈고, 시리아에 대한 제재 해제를 약속했다. 이후 시리아 내 특정 개인의 재산을 동결하고 특정 물품의 수출을 금지하는 2004년 행정명령을 지난 6월 30일 폐지했다. 지난 7월에는 알샤라 대통령이 결성한 HTS의 외국 테러단체 지정을 철회하는 등 경제적·외교적 제재를 단계적으로 완화해왔다.

    연이은 제재 해제 움직임 속에서도 연방정부는 알아사드와 그의 측근들, 인권 침해자들, 마약 밀매업자들, 그리고 지역 불안을 조성하는 등 “가장 악질적인 자들”에 대한 제재는 유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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