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호 주인도 한국대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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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 이용자 수 2억4000만명 돌파에 현지 모바일게임 매출 연속 1위, 인도 e스포츠 사상 최초의 TV 생중계 종목 선정에 32만명이 넘는 게이머가 참가하는 인도 최대 e스포츠 대회 타이틀까지.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BGMI)'가 2021년 출시 후 불과 4년 만에 일궈낸 성과다.
한국에 이어 '배그(배틀그라운드)'가 국민게임이 된 최근, 매일경제신문이 인도에서 만난 게임 업계 및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한국 ICT 기업들이 인도에 진출할 골든타임은 바로 지금"이라며 크래프톤에 이어 인도에서 또 다른 성공신화를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14억명이 넘는 세계 1위의 인구 규모에 매년 6~7%에 가까운 가파른 경제성장률, 여기에 발 빠른 모바일·인공지능(AI) 전환까지 성공한 만큼 해외 진출을 노리는 한국 기업들에 인도야말로 금맥을 캘 수 있는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인도 정부 산하 투자 지원 기관인 인베스트인디아의 시다르트 나라야난 수석부사장은 "현재 인도에서 K팝과 K드라마 등 한국 콘텐츠를 소비하는 인구만 1500만명에 달한다"며 "매년 중산층으로 편입되는 인구가 호주와 뉴질랜드 전체 인구보다 많은데 이들이 게임과 미디어의 주요 소비층인 만큼 한국 기업으로서는 잠재 시장이 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KOTRA에 따르면 2021년 2조3000억달러(약 3300조원) 수준이던 인도 국민의 소비 규모는 올해 3조달러(약 4300조원)로 급증할 전망이다.
지난 2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야소부미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BMIC 2025(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디아 인터네셔널 컵 2025)'을 보기 위해 모인 관중들. 크래프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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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한국 기업이 인도에서 주목해야 할 섹터로 꼽히는 것이 바로 게임 시장이다. 시장조사기관 니코파트너스에 따르면 올해 인도 전체 게임 이용자 수는 4억4400만명이고, 전체 인구의 31%가 실제 게임에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그 덕분에 인도 게임 시장 매출은 2025년 10억달러를 넘어 2028년에는 14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크래프톤과 BGMI의 인게임 콘텐츠 결제와 현지화 마케팅 부문에서 협업 중인 유니핀의 세티 유니핀 총괄이사는 "최근 몇 년간 인도에서는 누구나 저렴한 가격으로 데이터를 구매할 수 있게 된 데이터 혁명, 모바일 페이 시스템을 이용한 결제 문화가 일반화된 결제 혁명이 이어지면서 인도 게임 시장이 급성장했다"며 "4~5년 전만 해도 인도에서는 게이머는 많아도 게임사들이 실제 매출을 올리기 쉽지 않았지만 이제는 수익성 면에서도 기업들이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크래프톤에 이어 인도에 진출하기 원하는 한국 게임사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실제 유니핀이 최근 한국에서 개최한 인도 게임 시장 관련 세미나에는 40~50곳의 한국 대표 게임사들이 참석할 만큼 높은 관심을 보였다는 게 세티 유니핀 이사의 설명이다.
한국 기업들의 인도 진출을 돕는 국내 정부 기관 관계자들도 토종 업체들의 인도 입성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이성호 주인도 한국대사는 "1990년대 초반 LG·삼성 등 대표 한국 기업들이 인도에 선제적으로 진출해 시장을 선점했지만, 2000년대 들어서는 그 뒤를 잇는 기업이 나타나지 않았다"며 "인도라는 거대 시장을 놓치지 않기 위해 신산업 중심의 '제2의 투자 물결'을 일으킬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김동현 KOTRA 서남아시아지역본부장·뉴델리무역관장은 "인도의 정보기술(IT) 산업은 연평균 7~8%씩 성장하며 이미 14만개의 스타트업과 119개의 유니콘 기업을 배출할 정도로 거대 생태계를 갖췄다"며 "콘텐츠와 이커머스, 핀테크, 에듀테크 등 주력 분야에서 해외 기업 투자를 유치하는 동시에 자체 기업을 육성하려는 노력도 병행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관계자들은 한국 기업이 인도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인도 소비자에게 맞는 현지화 노력과 인도 기업과 함께 성장하기 위한 협업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나라야난 부사장은 현대차와 크래프톤의 성공 비결로 "한국 회사는 인도 시장의 특수성을 아주 잘 이해하고 서비스와 상품을 현지화하는 데 뛰어나다"고 평가하며 "이 같은 장점을 갖춘 한국 기업들이 지금이야말로 빠르게 성장하는 인도 시장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델리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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