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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이슈 특검의 시작과 끝

    해병특검, 尹 9시간 조사…"임성근 처벌 언급한 적 없어"(종합3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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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범 4개월여 만에 첫 조사…이종섭 도피 의혹 관련 추가 소환 예정

    尹 측 "사단장 처벌 언급 없었다…임기훈이 설명 잘 못해 이종섭과 직접 통화"

    뉴스1

    윤석열 전 대통령. 2025.9.26/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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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1) 김기성 기자 = 해병대원 순직사건 관련 의혹의 정점인 윤석열 전 대통령이 11일 순직해병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의 소환 조사에 응한 지 9시간여 만에 서울구치소로 복귀했다.

    윤 전 대통령은 수사외압 의혹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게 임성근 전 해병대1사단장의 처벌과 관련해 언급한 사실이 전혀 없고, 임기훈 전 국가안보실 국방비서관(육군 중장)이 순직 사건과 관련해 충분한 설명을 내놓지 못해 이 전 장관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고 주장했다.

    특검팀은 이날 윤 전 대통령을 상대로 수사외압 의혹 조사를 마무리하고 조사 일정을 추가로 잡아 이 전 장관 관련 범인도피 의혹(일명 '런종섭 의혹')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해병특검, 출범 4개월 만에 尹 전 대통령 첫 소환 조사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범인도피 등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47분쯤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로 호송됐다. 그는 변호사 접견을 한 이후 오전 10시 20분부터 본격적으로 조사를 받기 시작해 9시간여 만인 오후 7시 30분쯤 구치소로 복귀했다.

    정민영 순직해병특검팀 특별검사보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조사를 시작해 1시간 정도의 점심시간 외엔 계속 조사를 진행했다"면서 "피의자의 경우 당사자 동의 없이도 영상녹화를 할 수 있어 녹화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진술을 거부하지 않고 대부분의 질문에 답을 했다고 정 특검보는 설명했다.

    특검팀은 외압 의혹과 관련해 100여쪽 분량의 질문지를 준비하고 천대원 부장검사(사법연수원 36기·대검찰청 조직범죄과장)과 박상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부부장검사(연수원 41기)를 조사에 투입했다. 특검팀은 조사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을 '피의자'라고 불렀다고 한다.

    윤 전 대통령 측에선 배보윤 변호사와 채명성 변호사가 조사에 입회했다.

    윤 전 대통령은 2023년 7월 경북 예천에서 수해 실종자 수색 중 해병대원 1명이 숨진 사건에 대한 해병대수사단의 수사 결과를 보고받고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되겠느냐'라며 '격노'한 이후 수사 기록을 회수·수정하고, 국방부검찰단에서 박정훈 전 해병대수사단장(대령)을 항명 혐의로 수사·기소하기에 이르는 전 과정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팀은 지난 7월 출범 직후 윤 전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2023년 7월 31일 대통령 주재 외교·안보 수석비서관 회의 참석자들을 연이어 불러 조사하며 박 전 단장의 주장에 불과했던 'VIP(윤 전 대통령) 격노설'을 조기에 사실로 확정했다.

    이후 특검팀은 대통령 격노 후 경북경찰청에 넘어간 해병대원 순직사건 관련 해병대수사단의 초동수사기록을 회수하고 이를 수정하기 위해 이 전 장관과 박진희 전 국방부 군사보좌관,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 등 국방부 관계자들의 관여 상황을 확인했다.

    특검팀은 이어 김동혁 국방부검찰단장(육군 준장·직무배제) 및 군검찰단 관계자들을 연이어 불러 조사하며 2023년 8월 2일 국방부검찰단이 해병대수사단의 수사기록을 경찰에서 회수하고 박 전 단장을 집단항명수괴로 입건 및 항명 혐의로 기소하기까지의 과정도 조사했다.

    정 특검보는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지만, 윤 전 대통령은 혐의를 부인하는 입장으로 특검 조사에 답했다"고 설명했다.

    尹 측 "구체적 지시한 적 없다…'원칙대로 하라'고 말한 것"

    배 변호사는 조사를 마치고 특검 사무실을 나서며 기자들과 만나 "(윤 전 대통령은) 사단장 처벌과 관련해 말한 적이 전혀 없다.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조사해서 책임질 사람을 문책하라는 등 전체적인 말을 한 것이지, '처벌이 잘못됐다, 수사를 어떻게 하라' 이렇게 구체적인 지시를 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배 변호사는 '격노 회의 참석자들은 윤 전 대통령이 임 전 사단장의 책임을 물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고 묻자 "안보실 회의 중에 여러 회의 중의 하나로 (순직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했고, (임기훈) 비서관이 답을 제대로 못 해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한 것"이라며 "구체적으로 처벌이 어떻다고 말한 것은 없다. 원칙적으로 하라는 말이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윤 전 대통령은 2023년 7월 31일 임 전 비서관으로부터 임 전 사단장 등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자로 특정한 해병대수사단 수사 결과를 보고받고 격노해 대통령실 내선전화(02-800-7070)로 이 전 장관에게 전화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 전 장관에게 '이런 일로 사단장까지 처벌하면 안 된다고 여러 번 강조하지 않았냐. 이러면 누가 사단장을 맡으려 하겠냐'며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장관은 대통령 통화 직후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에게 세 차례에 전화해 △순직 사건 수사기록 경찰 이첩 보류 △국회·언론 설명 취소 △임 전 사단장의 휴가 처리 및 업무 복귀 등을 지시했다.

    윤 전 대통령은 2023년 말 법무부, 외교부, 국가안보실 관계자들과 공모해 수사외압 의혹 피의자인 이 전 장관을 도피시킬 목적으로 그를 주호주대사에 임명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특검팀은 '런종섭 의혹'과 관련해 당사자인 이 전 장관의 참고인 조사를 진행했고,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과 이노공·심우정 전 법무부 차관 △박진·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 김홍균 전 외교부 1차관과 조구래 전 외교부 기획조정실장 △이시원·이원모 전 비서관과 국가안보실의 조태용·장호진 전 실장 등의 조사도 마쳤다.

    특검팀은 이날 외압 의혹에 대한 조사만 마무리하고 추가 조사 일정을 잡아 '런종섭 의혹' 관련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정 특검보는 "현재 진행 일정을 보면 호주대사 관련 의혹은 한 차례 조사를 더 진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윤 전 대통령 측에서 오늘 조사는 일단 마무리하자는 입장을 밝혔고, 추가 조사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은 아닌 것 같다"고 전했다.

    특검팀은 지난 넉 달에 걸친 수사를 통해 사실관계와 증거를 충분히 확보했고 이에 대한 정리작업도 마무리에 접어들어 윤 전 대통령의 조사를 마치는 대로 기소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에게 지난달 23일 조사에 출석하라고 통보했으나 윤 전 대통령은 내란 혐의 재판 등 방어권 보장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이어 특검팀은 재판 일정 등을 고려해 지난 8일 출석할 것을 재차 통보했으나 윤 전 대통령은 또 불응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두 차례 소환 통보에 응하지 않자 이날 조사에 나올 것을 다시 요구했고, 세 번째 소환 요구 만에 조사가 이뤄지게 됐다.

    goldenseagul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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