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유로 미만 소포 관세 폐지"
초저가로 유럽 공략 쉬인·테무 겨냥
"2유로 수수료 효과 없다" 의문도
5일 프랑스 파리의 BHV 백화점에서, 패스트패션 브랜드 쉬인이 첫 오프라인 매장을 열자 한 시위자가 “어떤 스타일도 노예보다 중요하지 않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파리=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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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싼 중국산 제품의 유럽시장 장악을 막기 위해 유럽연합(EU)이 저가 수입품에도 관세를 매기기로 했다. 쉬인과 테무, 알리바바 등 초저가 상품을 앞세워 유럽시장을 공략 중인 중국 온라인 쇼핑몰 업체를 겨냥한 조치다.
앞서 쉬인이 프랑스 내 온라인 쇼핑몰에서 어린이를 연상시키는 성인용 인형을 판매하자 수사에 나선 프랑스 당국은 EU에도 적절한 대응을 요구한 바 있다. 저렴한 중국산 제품이 무관세 혜택을 받고 유럽 시장에 물밀듯이 들어오자 현지 업체들은 역차별을 호소하기도 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EU 재무장관들은 13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회의를 열고 현재 150유로(25만6,000원) 미만의 저가 소포(수입품)에 대한 면세 혜택을 폐지하기로 했다. 그리고 조만간 이 방안에 대해 유럽의회와 협의하기로 했다.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무역∙경제안보 집행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150유로 미만 온라인 거래 상품에 대한 면세 혜택을 당초 계획보다 2년 앞당겨 내년 1분기에 폐지하고 간소화된 임시 통관 수수료를 부과하자”고 제안했다. 관세 수수료는 2유로 수준으로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 업체들 ‘환영’했지만 효과 의문도
옌스 스톨텐베르그(가운데) 노르웨이 재무장관을 비롯한 유럽연합(EU) 재무장관들이 13일 회의를 위해 벨기에 브뤼셀에 모였다. 브뤼셀=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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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업계는 환영했다. 유럽에 지난해 유입된 46억 개의 저가 소포 가운데 91%가 중국산이었던 만큼 '안방 시장을 중국산에 빼앗기는 건 시간 문제'라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관세 면제 덕분에 그간 중국 공장에서 생산된 의류와 액세서리 등은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유럽 소비자에게 배송될 수 있었다.
스웨덴 소매산업협회와 독일 전자상거래협회 등은 “이번 조치가 경쟁을 좀 더 공정하게 만드는 첫걸음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반겼다. 이탈리아 패션업계 역시 “이번 합의가 이탈리아 섬유와 의류 산업 생존에 꼭 필요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다만 현재 유력해 보이는 ‘2유로의 수수료’가 중국산 저가 제품의 유입을 의미 있게 막진 못할 거란 의구심도 있다. 연간 수백만 개의 소포를 처리하는 이탈리아 우편서비스 업체 포스테 이탈리아네 최고경영자는 “시장은 적응하기 마련”이라며 “1, 2유로 수준의 관세는 소비자들의 선택에 아무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알레상드르 봉파르 프랑스 소매업체연합회장도 “현재 거론되는 2유로의 수수료는 장난 수준”이라고 말했다.
베를린= 정승임 특파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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