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후’. 사진lKBS2 |
은가은·박현호 부부가 임신 6개월 차라고 깜짝 공개했다.
15일 오후 방송된 KBS2 ‘불후의 명곡’은 ‘명사 특집 오은영 박사’ 특집 2부로 꾸며졌다.
이날 첫 번째 무대에 선 가수는 자두. 그는 오은영을 보고선 “정말 오랜만에 인사드린다. 오늘이 아니라 먼저 오은영 박사님을 뵐 순간이 있었다. 제가 무대에서 자랐는데 무대에서 실패했다”고 말했다. 알고 보니 그는 소속사와 지인에게 사기를 당해 힘든 시간을 보냈던 것.
자두는 “오르는 법을 모른 상태로 갔는데 내려가는 방법도 몰랐다. 마음의 상처가 더 많았다”라면서 “여기서 무너졌는데 다 이기진 못했다. 무너진 이곳에서 당시 일어나 부를 노래는 권진원의 ‘살다 보면’이다. 오은영 박사님의 꿈 안으로 들어가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특유한 발랄한 매력을 뽐낸 그는 무대에서 내려온 후 “외면하고 싶었던 과거와 마주했다. 살다 보니 외면하지 않았어도 됐는데 왜 이렇게 도망쳤을까. 이렇게 좋아하는 무대였는데. 지금이 적기인 것 같다”라며 본인을 토닥였다.
자두의 무대를 본 대기실 안 패널도 “김밥 말 때랑 목소리 똑같다”며 놀랐다. 알리는 “희극인 분들이 깊은 마음을 갖고 아픔을 웃음으로 승화하는 느낌이 들어서 감동이었다”고 말했다.
오은영은 “제가 춤춘 것만큼 다른 분들도 즐기셨을 것 같다. ”
두 번째 무대의 주인공은 알리. 그는 조용필의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를 준비했다며 “박사님께 어떤 마음으로 부르면 되냐고 물어봤더니 다른 사람들을 위해 부르라고 하셨다. 박사님은 어디에 기대실까 하는 생각이 든다. 박사님도 지쳤겠다. 박사님이 4분 동안은 온전히 기대셨으면 좋겠다”며 오은영을 위한 무대라고 했다.
마음을 다해 노래를 부르는 알리의 모습에 오은영은 눈물을 훔쳤다. 알리는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지면서 사는 건 쉽지 않다. 그런데도 타인의 마음을 어루만지라고 하시는 게 힘들었다”며 오은영과 나눈 대화를 언급했다.
서문탁은 “오은영 선생님과 인연이 깊은 것 같은데 진심을 다한 마음이 느껴진 것 같다”며 알리의 진정성에 감동했다.
오은영은 알리의 무대를 보고 “조용필 활동 당시 제가 10살이었다. 그 시대를 생각해보면 저와 인생을 같이했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 문화를 이끌고 국민에게 힘이 되고 응원해주셨다. 개인적으로는 제 인생을 함께했고 대한민국의 역사를 함께한 분이라 좋아하고 존경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실패와 좌절이 온다. 진심을 다해도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지 않을 수 있다. 어떤 분의 오랜 기간 치료의 여정을 떠나는데 그 과정에서 힘을 잃으면 안 되고 가족들도 힘을 내야 한다. 마음속으로 ‘과연 좋아지는 날이 올까?’라는 고민을 얼마나 많이 하실지. 이 노래가 그분들에게 용기가 됐으면 좋겠다. 여러분의 삶이 편안해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노래를 부탁했다. 들으면서 많이 울컥했다”라며 감격했다고 덧붙였다.
1라운드 우승자는 409점을 획득한 알리가 차지했다.
세 번째 무대는 은박부부(은가은, 박현호)가 꾸몄다. 김동률의 ‘감사’를 준비했다는 부부는 무대 위에서 이벤트가 있다며 본방사수를 예고. 무대 끝에 두 사람의 아기의 초음파 영상이 공개됐고 은가은이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된 관객들은 눈물을 훔쳤다. 대기실 역시 눈물바다가 되자 이찬원은 ”임신 6개월 차라고 한다. 태명을 은호라고 지었다고 한다. 불후를 통해 인연을 맺었는데 부모가 됐다고 한다. 초음파 영상은 실제 아이 영상이라고 한다“고 사실을 알렸다.
자두는 “감동을 넘어 감격이 뭔지 알려준 무대. 경이로움을 느꼈다”라며 놀랐다. 은가은은 “올해 4월에 결혼했다. 다음 달에 병원에 찾아가서 합궁 날짜를 받아왔다. 한 방에 성공했다. 씨도 좋고 밭도 좋다”라고 상세하게 말하자 신동엽은 “그렇게까지는 궁금하지 않았다”라며 당황했다. 박현호는 공주님이라며 딸을 임신했다고 밝혔다.
박현호는 “딸도 중요하지만 엄마가 가장 건강해야 한다. 제가 아빠가 처음이라 가은에게 어떤 걸 더 많이 해줘야 좋은 남편이 될 수 있냐”고 오은영에게 물었다. 이에 오은영은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다. 배우자나 자녀에게 깊고 따뜻한 사랑을 표현해달라. 잘 쳐다봐 주고 눈 맞춰주기. 사랑한다고 말해주기. 힘들 땐 옆에 있어 주기. 외로울 땐 어깨를 내어주기. 보호가 필요할 땐 보호해주기. 이런 걸 잘 표현하면 좋은 남편, 좋은 아빠가 될 것. 충분한 자질이 보인다”고 조언했다.
신동엽도 “아기가 태어나면 잠깐 힘들다. 행복한 지옥을 맛볼 것. 장난이다”라며 선배 아빠로서 말했다.
명곡 판정단의 선택은 은박부부. 부부는 412점을 받아 알리를 꺾고 다음 라운드로 진출했다.
‘불후’. 사진lKBS2 |
네 번째 무대의 주인공은 필승 소리꾼 남상일·김태연. 두 사람은 나훈아의 ‘공’을 준비했다. 풍부한 감성으로 가득 채운 소리 무대를 본 머쉬베놈은 “유쾌한 모습만 보다가 놀랐다. 태연 양이 14살인데 재능이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신동엽은 “삶은 잠시 머물다 가는 거라는 철학적인 메시지를 담은 곡이다. 오은영 박사도 그런 시간이 있었냐”고 물었다. 오은영은 “제가 환자의 건강을 돌보는 의사인데 의사들은 본인 건강을 안 챙긴다. 제가 2008년에 대장암 통보를 받았는데 쓸개에도 종양이 있다고 했다. 수술실에 들어갈 때 짧은 시간에 너무나 많은 생각이 스쳐 가더라. 먼저 떠나면 너무 죄송하지만 부모님께 나중에 다시 만나자고 할 수 있겠더라. 남편은 잘 살가겠더라. 그런데 해결이 안 되던 존재가 자식이더라”고 말했다.
이어 “수술실에 걸어가면서 목 놓아 아이 이름을 불렀다. ‘XX아 엄마가 미안하다!’라면서 한 번 더 쓰다듬어 줄 걸, 한 번 더 안아줄걸, 한 번 더 눈을 맞춰줄걸, 한 번 더 놀아줄걸. 사랑한다고 하면서 수술실에 들어갔다. 수술을 마치고 나왔는데 쓸개는 잘라냈다. 그래서 제가 쓸개가 없다. 대장암은 초기여서 잘 회복해서 지낸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그런데 나와서 바로 진료를 보기로 했다. 여전히 세상은 똑같이 돌아가더라. 일에 허덕이다 보니까 ‘내가 이러니까 암에 걸렸지’라는 생각도 들더라. 진료를 보고 있던 날 자폐 아이 엄마가 저를 꼭 안아주면서 ‘원장님 힘내시라고. 원장님이 건강해야 우리랑 의존해가지 않냐’고 하는데 제가 눈물이 나서 그분 품에서 울었다. 그 이후 너무 좋아졌다. 사람과 사람이 이렇게 힘을 얻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분이 노래하시는 걸 보고 ‘원래부터 내 것은 없는 거다. 열심히 사용하다가 그냥 내려놓고 가는 것’이라는 걸 떠올렸다. 제게 용기와 위로를 준 무대에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명곡판정단은 은박부부를 선택, 마지막 라운드로 진출했다.
마지막 무대는 우승만을 노리는 밴드 원위가 장식했다. 산울림의 ‘개구쟁이’를 준비한 원위는 비장의 카드로 미니 원위와 함께 무대를 꾸몄다.
오은영은 “제가 여섯 살이 된 것 같았다. 아이들의 웃음과 동작이 너무 좋다. 저를 동심의 세계로 이끌어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원위는 “오늘 목표가 오은영 박사의 춤이었는데 제가 유도하지 않아도 춤을 추셨다. 오늘 다 이뤘다”라며 만족감을 표했다.
오은영은 “‘불후’를 함께한 가장 큰 이유는 대한민국 국민의 정신건강 인식 개선을 위해서였는데 오히려 제 정신건강을 챙긴 것 같다. 더 열심히 여러분들 곁에 있겠다”
오은영 편의 최종 우승자는 420표를 획득한 원위가 차지했다.
‘불후의 명곡’은 매주 토요일 KBS2 오후 6시 5분 방송된다.
[서예지 스타투데이 객원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