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에서 열린 '2025 부산청년 글로벌 취업박람회'에서 한 구직자가 채용 정보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16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4년제 대학교 졸업 이상을 학력을 보유한 20·30대 중 구직 활동을 6개월 이상했는데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장기실업자는 3만5000명으로 조사됐다. 1년 전보다 7000명이 늘었다. 지난해 9월(3만6000명) 이후 13개월 만에 가장 많다. 특히 대학을 갓 졸업한 연령대인 25~29세의 장기 실업자가 1만9000명으로 조사됐다.
20·30대 장기실업자가 늘며 전체 장기 실업자도 늘고 있다. 전체 장기 실업자는 지난달 기준 11만9000명으로, 전년보다 2만1000명 늘었다. 2021년 10월(12만8000명) 이후 4년 만에 가장 많았다.
청년층의 장기 실업자 증가는 ‘일자리 미스매치’ 현상이 영향으로 풀이된다. 국가데이터처가 5일 발표한 ‘비경제활동 및 비임금근로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특별한 사유 없이 취업ㆍ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쉬고 있는 청년층의 34.1%는 원하는 일자리(일거리)를 찾기 어려워 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장기 실업자는 ‘쉬었음’ 인구로 전환돼 향후 청년 고용 회복의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비자발적으로 일을 그만둔 지 1년 이내 청년층은 근로희망 비율이 90% 수준이지만 1년이 지나면 근로희망 비율이 50% 내외로 하락한다.
청년층 전체로 넓혀봐도 고용 위기 징후가 뚜렷하다. 지난달 청년층 취업자는 1년 전보다 16만3000명 줄어든 352만1000명으로 통계 집계 이래 가장 적었다. 저출산으로 청년 인구가 줄어든 탓도 있지만, 인구 대비 취업자수를 뜻하는 고용률 역시 44.6%로 1년 전보다 1%포인트 하락했다. 청년 고용률은 지난해 5월 이후 18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는데,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장 기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구조적으로 청년층의 고용 위기가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인공지능(AI)도 도입 초기에는 청년 일자리를 갉아먹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10월 말 내놓은 ‘AI 확산과 청년 고용 위축’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청년층 일자리 21만1000개 줄었는데, 이중 98.6%(20만8000개)가 AI 고노출 업종이었다. 기업의 경력직 선호도 고학력 청년층의 구직난을 더욱 심화하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가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121개 사 응답)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해 대졸 신입직원 중 28.1%는 경력자였다. 전년(25.8%)보다. 2.3%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장기적으로는 ‘정년 연장’ 논의도 청년층의 취업문을 좁힐 수 있다. 한은이 올해 4월 낸 ‘초고령사회와 고령층 계속근로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부터 시행된 60세 정년 연장으로, 고령 근로자가 1명 증가할 때 청년 근로자가 0.4~1.5명 감소했다. 특히 청년층 선호도가 높은 대기업 등에서 이런 효과가 두드러졌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은 노동시장이 경직성이 높아 기업들이 이미 신규 채용을 꺼리고 있는데 여기에 정년연장까지 겹치면 청년들의 일자리 찾기가 더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며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고 대학교육의 질을 높여 청년층의 생산력을 높이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