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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스테이블코인이 스테이블(안정적)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로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제동을 걸고 있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오히려 하루빨리 법제화를 통해 유통사를 확대하고 여러 사용처를 사전에 확보해야 스테이블코인이 안정성을 잃는 ‘디페깅(depegging)’ 현상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한국은행은 최근 발간한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주요 이슈와 대응방안’ 보고서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7대 잠재 리스크 중 첫번째로 '디페깅' 현상을 꼽았다. 디페깅(De-pegging) 은 스테이블코인이 법정화폐와 1대1로 연동되는 구조가 흔들리는 현상이다. 실제 2023년 3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로 USDC 가격이 일시적으로 0.88달러까지 하락한 바 있다는 점을 예시로 들었다.
이에 전문가들은 디페깅 리스크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하루빨리 스테이블코인을 법제화해 스테이블코인의 유통 기반과 사용처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스테이블코인은 유통량이 충분히 확보되고 결제, 송금, 금융 서비스 등 다양한 사용 경로가 마련될수록 유동성이 높아지고 가격 안정성이 강화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외 전문가들은 스테이블코인의 유통망과 사용처 확대의 중요성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해왔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 S&P의 모회사인 S&P Global은 ‘Stablecoins: A Deep Dive into Valuation and De-Pegging’ 보고서를 통해 “스테이블코인은 일반적으로 미 달러화 등에 가치를 고정(페그)하려 하지만, 그 안정성은 준비금 관리, 투자자 신뢰, 수요와 공급, 그리고 시장 유동성과 같은 요인들에 달려 있다(Stablecoins aim to maintain a pegged value, typically to the U.S. dollar, but stability is dependent on factors such as reserve management, investor confidence, demand and supply, and market liquidity.)”고 설명했다. 스테이블코인이 안정적으로 페깅되어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유통망과 충분한 사용처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유통을 과도하게 제한할 경우 일명 '가두리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제한된 유통 환경에서는 특정 플랫폼이나 거래소에 유동성이 몰리기 쉽고, 해당 플랫폼에 문제가 생길 경우 전체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동반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S&P는 같은 보고서에서 “USDP는 다른 네 코인에 비해 시가총액과 거래량이 현저히 낮으며, 그 결과 가격 변동성이 더 크다(USDP exhibits a significantly lower market cap and trading volume than the other four and its price is more volatile as a result.)”며 충분한 유통망과 거래량을 확보하지 못한 스테이블코인의 경우 안정성이 흔들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 최대 투자은행 중 하나인 골드만삭스 역시 8월 발행한 ‘STABLECOIN SUMMER’라는 보고서에서 “스테이블코인도 유통망이 없으면 대규모로 성장하기 어렵다(Stablecoins are unlikely to scale without a distribution network.)”며 충분한 유통망과 사용처가 안정적이고 성공적인 스테이블코인의 전제조건임을 밝혔다.
국내에서도 스테이블코인 유통사 확대와 사용처 확보가 시급하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중이다.
하나금융연구소도 보고서에서 “스테이블코인의 안정성 확보에는 신뢰·투명성 외에도 시장에서 실제로 이용되는 사례(사용처)가 많아야 한다”고 연구 결과를 내놓았고, 정구태 인피닛블록 대표는 인터뷰를 통해 “단순히 발행하면 사용처가 생길 것이라는 발상에서 벗어나 쓸 곳이 있기에 발행한다는 관점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스테이블코인의 성공에 유통망과 사용처가 필수적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김나혜 인턴기자 kim.na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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