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컵·포장재 미세플라스틱
현대인들, 매주 5g 안팎으로 섭취
혈액 통해 이동해 만성변비질환 유도
현대인들, 매주 5g 안팎으로 섭취
혈액 통해 이동해 만성변비질환 유도
공기 중 미세플라스틱 흡입을 통한 변비질환 연구 이미지. [부산대]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공기 중의 미세플라스틱을 흡입하면 변비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부산대학교는 바이오소재과학과 BK21사업팀의 황대연 교수 연구팀이 윤우빈 캐나다 토론토대학교 박사, 장미란 인제대학교 교수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공기 중 미세플라스틱의 흡입이 성인의 변비 질환을 유발할 수 있음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밝혔다.
미세플라스틱은 5mm 이하인 고체 형태의 인공플라스틱 입자를 뜻한다. 치약·화장품 등에 사용되는 1차 플라스틱과 페트병이나 비닐봉지 등 큰 플라스틱이 분해돼 생성되는 2차 플라스틱으로 분류되며, 인체에 다양한 손상을 유발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일회용 컵, 포장재 등에 사용되는 폴리스틸렌(Polystyrene) 재질의 미세플라스틱을 공기 중에 분사해 실험동물에게 흡입시킨 후 폐조직에 침투된 미세플라스틱이 혈액을 통해 대장으로 이동해 만성 변비 질환을 유도하는 것을 밝혀냈다.
황대연 부산대 교수 [부산대] |
대장으로 이동한 미세플라스틱은 배변의 지연, 장운동의 억제, 뮤신(점액의 주성분) 분비 저해, 대장 체액운반시스템 이상, 장신경계 기능 저하 등 변비 질환의 주요 증상을 유발했고, 대장 조직의 심각한 구조 변화를 유도했다. 이러한 변비 증상들은 미세플라스틱을 직접 꼬리정맥으로 투여한 실험쥐에서도 동일하게 관찰됐다.
인간이 매주 신용카드 한 장 분량(5g)에 해당하는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한다는 세계자연기금(WWF)의 보고 이후 미세플라스틱은 최근까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미세플라스틱은 음식 섭취, 공기 흡입 등 다양한 경로로 체내로 흡수돼 혈류를 통해 전신으로 이동, 산화적 스트레스·염증 유발·생식 독성 등 다양한 장기 손상을 유발한다.
그동안 대부분의 연구는 음식물을 통해 섭취된 미세플라스틱의 영향에 집중돼 있었으며, 공기로부터 흡입된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연구는 매우 적었다. 흡입에 대한 연구들도 1차적으로 침적되는 폐조직에만 집중돼 있고 혈액을 통해 이동해 2차적으로 다른 장기에 미치는 손상에 대한 연구는 거의 없었다. 특히 한국 성인의 16.5%나 차지하는 변비질환의 원인인 소화기 장기에 대한 연구는 전무한 수준이었다.
황대연 부산대 바이오소재과학과(BK21사업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산업사회의 발전에 따라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대기 중 미세플라스틱의 양과 최근 환자 수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소화기 질병의 밀접한 연관성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제공하는 중요한 결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특히 변비 질환의 새로운 원인으로서 미세플라스틱의 가능성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제공함으로써 변비 치료에 대한 전략 수립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환경과학 분야의 저명한 국제전문학술지인 ‘사이언스 오브 토털 인바이런먼트(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 10월 31일자에 게재됐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