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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7 (일)

    이슈 검찰과 법무부

    정부 ‘평검사 강등’ 검토에 여당 투톱 ‘로키’…대통령 순방과 검찰 수장 취임 속 거리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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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향신문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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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이 17일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 1심 판결 항소 포기에 반발한 검사장들을 평검사로 강등하는 정부의 검토 방안에 특별한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이날 이재명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떠나고 신임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업무를 시작한 상황 등을 고려해 대응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과 정의당은 평검사 강등 방안을 비판했다.

    여당 투톱인 정청래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사 징계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정부가 검사장들을 평검사로 강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이 전날 경향신문 보도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지만 관련 발언을 삼간 것이다. 같은 회의에서 전현희 최고위원이 “평검사 강등 조치도 주저해서는 안 된다”라며 법무부에 징계를 요구하고, 한준호 최고위원이 “법무부에 (대장동) 2차 수사 검사들을 오는 19일 감찰 요구할 예정”이라고 말한 정도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평검사 강등 방안에 대해 “현재 정부 입장이 확인된 게 없다”며 당 차원의 거리 두기 기조를 확인했다. 그는 “(정부가) 어떤 결정을 하든 당 입장은 일관되다”며 “강력한 징계 조치와 더불어 검사도 파면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제도 개선을 얘기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이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출국하며 해외 순방을 시작한 상황을 고려했다. 정쟁적 현안에 대한 발언을 삼가며 ‘대통령의 시간’을 돋보이게 한다는 취지다. 앞서 이 대통령 순방 때마다 당에서 사법개혁을 비롯한 국내 정치적 이슈를 키웠다가 비판받은 현실도 고려됐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해외) 나갈 때마다 (당에서) 이상한 얘기를 해서 대통령 성과가 묻히는 경우를 없애려고 한다”고 말했다.

    검사 징계 여부와 수위를 판단·조율해야 하는 ‘정부의 시간’을 벌어준다는 측면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구자현 신임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이날 처음 출근해 검찰총장 직무대행 업무를 시작한 만큼 검찰 내 조직 장악과 의견 수렴,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의 논의 등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검사들의 조직적 반발 움직임이 잦아든 현실도 여당의 관망 기조에 반영됐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대장동 문제는 당이 자꾸 설명하면 반대급부로 국힘 논리가 확대된다”며 “국힘의 근거 없는 딴지에 명확 간결한 답변만 해야지 말려들지 말자”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정부의 평검사 강등 방안이 “적반하장”이라고 비판했다. 김도읍 정책위의장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사를 평검사로 강등시키는 건 대통령 결재 사항”이라며 “이 대통령 자신이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의 주범이라는 걸 자인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대통령 비리와 대장동 사건을 묻기 위한 정권 방어용 사법시스템 구축에만 혈안이 돼 있다”고 밝혔다.

    권영국 정의당 대표는 이날 성명에서 “법리적으로 의문을 가질 만한 사안에 대해 내부적으로 비판적 의견을 표명한 것을 두고 검사장의 평검사로의 강등이나 검사파면법 제정을 통해 ‘입틀막’을 하겠다고 하는 것은 지나친 감이 있다”며 “윤석열 정권의 통제 방식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라고 비판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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