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보 2명-파견검사 5명으로
최장 90일 운영… 安 “막중한 책임”
이재명 대통령은 17일 건진법사 관봉권 띠지 폐기, 쿠팡 퇴직금 불기소 외압 의혹을 수사할 상설특별검사로 안권섭 법무법인 대륜 대표변호사(60·사법연수원 25기·사진)를 임명했다. 상설특검이 가동되는 건 2021년 ‘세월호 참사 진상조사 특검’ 이후 두번째다.
안 특검은 1996년 광주지검 검사로 임관해 법무부 법조인력과장과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장검사, 춘천지검 차장검사 등을 지낸 뒤 2020년부터 변호사 생활을 해왔다. 안 특검은 검찰이 건진법사 전성배 씨 사건에 대한 핵심 증거인 관봉권 띠지를 훼손했다는 의혹과 검찰 내부에서 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게 된다. 상설특검은 특검 1명과 특검보 2명, 파견검사 5명과 공무원 30명 이내로 구성돼 최장 90일 동안 운영된다.
안 특검은 이날 서울 여의도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며 “맡겨진 소임에 최선을 다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에서는 내란 특검과 김건희 특검, 채 상병 특검 등 이른바 ‘3대 특검’을 비롯해 상설특검까지 가동되면서 검사와 수사관 인력 유출이 가속화되자 수사 인력 차출에 대한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관봉권-쿠팡 의혹’ 상설특검, 최장 90일 수사
[대장동 항소포기 파장]
안권섭 특검 임명
검찰내 “인력 차출 감당 힘들어”
상설특검이 수사하게 될 관봉권 띠지 분실 의혹은 지난해 12월 서울남부지검이 건진법사 전성배 씨 자택을 압수수색하면서 발견한 현금 다발 1억6500만 원 중 5000만 원 상당의 관봉권 다발의 띠지와 스티커가 증거물 보존 과정에서 사라지면서 불거졌다. 관봉권은 일반인에겐 발행되지 않는 형태의 현금이다. 일련번호와 출처가 기록돼 있는 띠지로 관봉권 돈을 묶었는데 검찰에서 띠지가 분실된 것으로 드러나 증거 은폐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쿠팡 퇴직금 수사 외압 의혹은 올 4월 인천지검 부천지청이 수사한 일용직 노동자 퇴직금 미지급 사건을 당시 엄희준 부천지청장이 수사팀에 압력을 넣어 불기소하도록 했다는 사건이다. 당시 수사 책임자였던 문지석 부장검사가 “엄 지청장이 무혐의 처분하라는 취지로 압력을 행사했다”고 국회 국정감사에서 폭로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일선 검찰청에선 수사 인력 차출에 대한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3대 특검에 파견됐던 검사 수는 한때 100명을 넘겨 전국 2위 규모인 인천지검과 맞먹는 수준이다. 현재도 특검에서 복귀하지 못한 검사들이 대부분이다. 검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현안이 생길 때마다 상설특검을 발동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라며 “일선 검찰청은 인력 부족으로 일반 형사 사건 처리가 계속 지연되고 있어 검찰 내 불만이 팽배한데 이런 식으로 특검이 늘어나면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구민기 기자 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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