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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7 (일)

    2030 황반변성 환자 폭증…근시 심할수록 위험도 ↑ [건강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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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고도근시 환자는 평소와 다른 증상, 특히 시력 변화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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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젊은 연령층에서 황반변성 환자가 급증하 있다. 망막 중심부의 시세포와 망막색소상피 손상으로 시력 저하를 유발하는 황반변성의 주요 발병 요인으로는 노화가 꼽혔었다. 그러나 최근 병적 근시로 인해 발생하는 '근시성 황반변성'이 주요 황반 질환으로 주목받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 통계에 따르면, 황반변성으로 진료받은 20~30대 환자 수는 2020년 2,046명에서 2024년 6,247명으로 3배 이상 폭증했다. 젊은 연령층에서 근시성 황반변성 발병 위험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청소년기부터 스마트폰, PC 등 전자기기 사용 시간 증가와 실내 활동 위주의 생활환경 변화로 근시 유병률이 높아진 결과로 분석된다.



    황반변성은 크게 건성형과 습성형으로 나뉜다. 건성형은 노폐물 축적으로 서서히 진행되며, 습성형은 비정상적인 신생혈관이 출혈을 일으켜 급격한 시력 저하를 초래한다. 근시성 황반변성은 고도근시일 때 안구 뒤쪽이 불룩하게 돌출되거나 길어지면서 망막과 맥락막이 얇아지고 변형되어 발생한다. 이러한 구조적 변화가 황반 부위에 퇴행성 변화나 신생혈관을 유발하는 것이다.



    주목해야 할 점은 근시가 심할수록 황반변성 위험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근시성 황반변성은 노화로 발생하는 나이관련 황반변성과는 원인과 진행 양상이 다르다.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을 수 있으나, 신생혈관이 발생하면 시력 저하, 물체가 휘어 보이는 변형시, 사물 중심이 안 보이는 중심암점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문제는 젊은층이 이 초기 증상을 단순히 근시로 인한 '일시적인 시야 흐림'으로 착각해 병원 방문을 미루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게다가 한쪽 눈에만 병이 있어도 반대쪽 눈이 정상이라면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없어 증상 자각이 늦어져 뒤늦게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아 조기 진단이 어렵다.



    고도근시 환자는 평소와 다른 증상, 특히 시력 변화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1년에 한 번 정도 주기적으로 망막단층촬영(OCT), 안저검사, 안구 길이 검사 등을 통해 변화 여부를 관찰하는 것이 좋다. 갑작스러운 시력 저하(시야 중심부가 어둡게 보이거나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 증상)가 느껴진다면 즉시 전문의 진료가 필요하다. 근시성 황반변성의 치료 목적은 구조 변화로 인한 2차 합병증을 조기에 발견하고 시력 손상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비정상적인 신생혈관을 억제하기 위해 나이관련 황반변성과 마찬가지로 항혈관내피성장인자를 안구 내에 주사하는 방식으로 치료가 진행된다.



    김안과병원 망막병원 김예지 전문의는 "근시성 황반변성은 병변이 작고 치료 반응이 좋아 나이관련 황반변성보다 적은 횟수의 주사로 안정화되는 경우가 많다"면서도 "하지만 치료 시기가 늦어지면 망막에 반흔이나 위축이 남아 시력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라식이나 라섹 같은 굴절교정수술을 받았더라도 망막과 맥락막의 구조는 변하지 않는다. 수술은 각막의 굴절력만 조정할 뿐, 안구 길이 변형이나 망막 변성을 개선하지 못한다. 따라서 고도근시였던 사람은 수술 후 시력이 좋아졌더라도 근시성 황반변성 등 망막 합병증의 위험이 남아 있으므로 나이에 관계없이 정기적인 안과 검진과 지속적인 관리가 필수적이다.



    윤은숙 기자 sug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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