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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8 (월)

    이슈 국방과 무기

    中에 기술 유출 우려에도… 트럼프 “사우디에 F-35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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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빈 살만과 회동 하루 전 입장 발표

    유사시 운용 불능 ‘킬 스위치’ 논의

    조선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18일 백악관에서 만나 대화를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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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의 회동을 하루 앞두고 스텔스 전투기 F-35를 판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는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문을 받고 “그렇게 하려고 한다”며 “우리는 F-35를 팔 것”이라고 했다. F-35가 사우디 손에 들어갈 경우 중동에서 미국의 핵심 동맹인 이스라엘의 군사 우위 약화와 중국으로의 기술 유출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개의치 않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정부는 사우디와 수십억 달러 규모의 F-35 전투기 48대 판매 계약을 최종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록히드마틴이 개발한 5세대 스텔스 다목적 전투기 F-35를 한국·일본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나토 동맹국 위주로 판매해왔다. 하지만 사우디 판매를 검토한 미 국방정보국(DIA)이 작성한 보고서에는 중국과 사우디 간의 안보 협력을 통해 F-35 기술이 중국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담겼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사우디는 지난 몇 년간 중국에서 탄도미사일을 지속적으로 구매하는 등 밀접한 군사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또 사우디에 F-35 전투기를 판매할 경우 이스라엘이 중동 지역에서 구축한 군사 우위가 상쇄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스라엘은 현재 중동에서 F-35 전투기를 보유한 유일한 국가고 지난해 10월, 올해 6월 이란을 공습할 때도 이를 활용했다. 미국 정부는 1973년 제4차 중동전쟁(욤키푸르 전쟁) 이후 이스라엘이 중동에서 질적인 군사 우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중동 국가에 무기를 팔 때 매우 신중한 입장을 보였는데, F-35 판매는 이런 역대 정부의 노력에 역행하는 것이란 얘기다. 블룸버그는 중동 전문가를 인용해 “이스라엘이 미국의 F-35 판매 논의에 강하게 개입하고 대안 마련을 요구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인 2020년에는 미국이 아랍에미리트(UAE)에 F-35 전투기를 판매하기로 했는데, 당시에도 중국에 대한 기술 유출과 이스라엘의 군사 우위 약화 우려를 이유로 정부 내에서 반대 목소리가 있었다고 한다. 이후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이 필요시 전투기를 운용 불가능하게 할 수 있는 ‘킬 스위치(kill switch)’를 F-35에 설치할 것을 요구했으나 UAE가 거부했고, 결국 판매는 무산됐다.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들은 사우디에 판매하는 F-35에도 ‘킬 스위치’를 둘지를 논의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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