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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7 (일)

    이슈 국방과 무기

    美 방문 사우디 빈 살만 “1조 달러 투자”… 트럼프 “F-35 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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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접 맞고 오·만찬 등 종일 함께 보내

    카슈끄지 암살 사건도 “그는 몰랐다” 두둔

    조선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18일 백악관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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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8일 백악관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양자(兩者) 회담을 갖고 경제·방위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빈 살만은 2018년 반(反)정부 언론인이자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의 배후로 지목돼 한동안 미국과 관계가 껄끄러웠지만, 트럼프는 “그는 전혀 몰랐다”며 이 건을 적극 변호했다. 또 하루 종일 오·만찬을 함께하며 특급 대우를 하고 중동에서 맹방인 이스라엘만이 보유하고 있는 F-35 전투기도 판매하기로 했다. 빈 살만은 기존 6000억 달러 대미(對美) 투자를 1조 달러까지 상향 조정하겠다고 화답했다.

    트럼프는 이날 오전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열린 환영식에서 빈 살만을 직접 맞았다. 의장대 도열, 군악대 연주 등이 이뤄졌고 두 사람은 미군 전투기가 백악관 상공에서 환영 비행을 하는 모습을 함께 지켜봤다. 이날 오찬을 함께한 데 이어 빅테크 최고경영자(CEO) 등 정·재계 주요 인사 120명을 초청한 공식 만찬도 주재할 예정이다. 이는 인권 같은 가치를 들이밀며 사우디를 압박했던 바이든 정부와는 완전히 달라진 초식이다. 트럼프는 이날 빈 살만에 대해 “매우 존경받는 분으로 인권 문제를 비롯해 여러 분야에서 그가 이룬 성과는 정말 놀라운 것”이라며 “사우디와 우리는 오랫동안 정말로 좋은 친구였고, 모든 이슈에서 항상 같은 편에 서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트럼프는 빈 살만이 국제적으로 고립되는 결정적 계기가 된 카슈끄지 암살 사건에 대해서는 “그 사람은 매우 논란이 큰 인물로 많은 사람이 그를 좋아하지 않았다” “(빈 살만 왕세자는) 그 일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다” “손님을 당황하게 하는 질문을 하지 말라”며 면죄부를 줬다. 트럼프의 이런 주장은 빈 살만을 카슈끄지 암살의 배후로 판단한 미 중앙정보국(CIA) 결론과는 차이가 있어 미국 내에서도 상당한 논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빈 살만은 “그 사건의 주된 목적은 미·사우디 관계를 무너뜨리는 것이었고 매우 고통스러운 사건이자 큰 실수였다”며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시스템을 개선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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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백악관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에 대한 환영식이 열리고 있다.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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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빈 살만은 이날 사우디의 대미 투자액을 기존 6000억 달러(약 876조원)에서 1조 달러(약 1460조원) 규모로 상향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의 5월 사우디 방문을 계기로 미국에 60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합의했는데, 4000억 달러를 추가한 것이다. 트럼프는 이에 대해 “당신과 친구가 된 것은 큰 영광”이라며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 군사 우위 약화, 중국의 기술 유출에 대한 정부·공화당 일각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F-35 전투기를 판매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밝혔다. 트럼프는 “이스라엘과 사우디 모두 최고 사양의 (F-35 전투기를) 받을 만한 수준이라고 본다”고 했다.

    트럼프는 자신이 1기 때 추진한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 간 국교 정상화 프로그램인 ‘아브라함 협정’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핵심은 이스라엘과 사우디 간 관계 정상화인데, 빈 살만은 이날 “협정의 일원이 되기를 원한다”면서도 “동시에 ‘두 국가 해법’을 위한 명확한 길이 보장되도록 확실히 하고 싶다”고 했다. 양국은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여부를 놓고 입장차가 첨예한데, 사우디는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해 이스라엘과 갈등을 빚어왔다. 한편 트럼프는 자신의 두 아들과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사우디에서 사업을 하는 것이 이해 충돌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나는 가족 사업과 아무 관련이 없다”며 “그들은 세계 곳곳에서 사업을 한다”고 했다.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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