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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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만에 미국을 방문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1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양자 회담에서 대미(對美) 투자를 1조달러(약 1460조원)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5월 사우디 수도 리야드를 방문했을 당시 사우디가 발표했던 6000억달러(약876조원) 규모의 대미투자를 2배 가까이 증액하기로 한 것이다. 빈 살만 왕세자는 "기술, 인공지능(AI), 에너지 등 다양한 영역에 걸친 실질적인 투자"라며 "다양한 분야에서 수많은 투자 기회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빈 살만 왕세자를 최상급 국빈 방문에 준하는 수준으로 예우하면서 사우디에 F-35 전투기를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사우디의 F-35 확보는 중동 지역의 군사적 균형이 재편될 수 있는 중대한 변화가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에 판매할 F-35가 이스라엘에 판매한 F-35와 같은 성능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두 나라 모두 훌륭한 동맹국"이라며 "모두 최고 사양을 받을 만한 수준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현재 중동 지역에서 F-35를 보유한 유일한 국가로 지난해 10월과 올해 6월 두차례 이란을 공습했을 때도 F-35를 사용했다.
미국과 사우디는 오랫동안 전략적 협력국이었지만 2018년 10월 사우디 반정부 인사인 자말 카슈끄지 워싱턴포스트(WP) 기자 암살 사건의 배후로 빈 살만 왕세자가 지목되면서 관계가 멀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 1월 재집권한 뒤 첫 순방지로 중동을 찾는 등 사우디와 관계 회복에 공을 들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카슈끄지 암살 배후에 빈 살만 왕세자가 있다는 의혹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그는 논란이 많고 많은 이들이 좋아하지 않았던 인물"이라며 "일어날 일이 일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질문을 한 ABC 방송 기자에게 "손님을 난처하게 하는 질문을 하지 말라"며 "가짜뉴스 ABC 방송은 면허를 박탈해야 한다"고 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이와 관련해 "어떤 사람이 아무 이유 없이, 또는 합법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목숨을 잃는다는 말을 듣는 것은 매우 고통스럽고 괴로운 일"이라며 "사우디는 재발 방지를 위해 조사를 진행해 시스템을 개선했다고 밝혔다.
빈 살만 왕세자는 이스라엘과 아랍국가간 국교를 정상화하기 위한 '아브라함 협정'에 사우디가 참여할지에 대해선 "협정의 일원이 되기를 원한다"면서도 "동시에 '두 국가 해법'을 위한 명확한 길이 보장되도록 확실히 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을 허용해야 한다는 사우디의 종전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을 거부하는 입장인 만큼 아브라함 협정 확대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에서 트럼프 일가가 사업을 하는 것이 '이해충돌 아니냐'는 지적에 "나는 가족 사업과 아무 관련이 없다"며 "가족들은 세계 곳곳에서 사업을 하고 있고 사우디에선 거의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만 하려고 한다면 더 많이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두 아들이 이끄는 트럼프 오거니제이션은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 트럼프 브랜드로 부동산 건설을 계획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는 빈 살만 왕세자와 사업 파트너 관계다.
뉴욕=심재현 특파원 ur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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