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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줄줄 새는 꿈의 배터리?” 어쩌나 했는데…‘주석’으로 꽉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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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STECH, 리튬-황 배터리 약점 해결 신소재 개발

    헤럴드경제

    이번 연구결과가 게재된 국제학술지 ‘스몰’ 표지.[POSTECH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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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속담이 있다. 구멍이 난 항아리에 아무리 물을 채워도 새는 물 때문에 항아리는 가득 차지 않는다. 배터리에도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최근 POSTECH(포항공과대학교)에서 새어 나가는 에너지를 막는 ‘마개’ 촉매를 개발했다.

    POSTECH 화학공학과·배터리공학과 김원배, 조창신 교수 연구팀은 주석 금속-카본 복합 촉매를 개발, 이를 리튬-황 전지 양극 촉매로 적용해 높은 에너지 저장 성능과 효율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그 우수성을 인정받아 국제학술지 ‘스몰(Small)’ 겉표지(front cover) 논문으로 현지 기준으로 지난 13일 게재됐다.

    리튬-황 전지는 기존 리튬이온전지보다 밀도가 높아 훨씬 많은 에너지를 담을 수 있어 ‘꿈의 배터리’로 불린다. 하지만 충·방전 과정에서 황이 전해질 속으로 녹아 사라지는 ‘셔틀링 효과’ 때문에 전지의 성능과 수명을 동시에 떨어지는 치명적 문제가 있었다. 마치 연료가 새는 자동차가 제 성능을 내지 못하는 것처럼. 이는 차세대 전지의 상용화에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되어 왔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석 금속과 탄소를 결합한 새로운 촉매를 만들었다. 질소·붕소가 동시에 도핑된 그래핀 나노시트와 탄소 나노튜브를 합성, 이를 주석 미세 입자와 결합시킨 ‘주석-카본 복합 촉매’다. 이 촉매는 전자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고 반응이 잘 일어나는 표면을 제공해, 배터리 내부에서 황 성분이 안정적으로 반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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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원배 POSTECH 교수.[POSTECH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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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결과, 전해질-촉매-도전재 간의 ‘3상 계면(three-phase interface)’이 효과적으로 구축, 용해성 폴리설파이드의 전환 반응과 리튬 설파이드(Li₂S) 증착 반응이 크게 개선됐다.

    이번 연구의 차별점은 실험적 검증과 더불어 수학적 모델링을 적용했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리튬 설파이드(Li₂S)가 형성되는 과정을 수학적으로 계산해 촉매의 성능을 정량적으로 평가했으며, 이를 실험 결과와 비교·분석함으로써 촉매 성능 판단을 위한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김원배 교수는 “이번 연구는 리튬-황 전지의 핵심 문제인 셔틀링 효과를 완화할 수 있는 새로운 촉매를 개발했을 뿐 아니라, 촉매 성능을 수학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방법까지 마련했다”며 “차세대 고용량 이차전지 상용화에 한 걸음 더 다가서는 성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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