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우인성)는 19일 김건희 여사의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 재판의 중계를 서증(문서증거) 조사 전까지만 허가했다. 서울중앙지법 제공 |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등 혐의 재판 일부가 19일 처음으로 중계됐다. 김 여사는 법정에서 건강 문제를 호소하며 퇴정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휠체어에 탑승한 채로 재판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우인성)는 이날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 재판의 중계를 허용했다. 다만 진술조서 등 주요 증거를 공개하는 ‘서증조사’가 진행돼 해당 절차를 시작하기 전 약 5분 동안만 재판이 중계됐다. 특검법 개정으로 재판 중계 조항이 신설된 이후 김건희 특검팀이 재판 중계를 신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판부는 “중계를 허가한다면 공익적 목적을 위한 국민적 알 권리가 헌법적으로 보장돼야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피고인의 명예와 무죄추정의 원칙도 보호돼야 한다”며 “중계에 의해 전자는 보장되는 반면 후자는 침해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증에 산재하는 제3자의 개인정보(생년월일, 주민번호, 전화번호, 주소, 계좌번호 등)의 공개에서 비롯될 수 있는 회복될 수 없는 법익침해의 가능성이 있다는 점, 서증조사 과정에서 피고인의 반론권이 즉시적으로 보장되지는 않는다는 점 등을 종합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김 여사는 검은색 코트와 정장 바지, 단화를 신은 채 법정에 들어왔다. 검정 뿔테 안경과 흰색 마스크를 착용했고 머리는 길게 늘어뜨렸다. 서증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김 여사는 책상 위에 엎드리거나 고개를 푹 숙인 채로 특검 측의 설명을 듣기만 했다.
오후 재판 도중 김 여사는 건강 이상을 호소해 휠체어에 앉아 재판을 받았다. 김 여사 측은 “피고인이 출정할 때도 어지러워서 몇 번 넘어졌다고 한다”며 “상태가 안 좋은 것 같은데 (구치소로) 돌려보내면 어떻겠나”라고 했다. 재판부는 누운 채로 재판을 진행할 수 있는 장비가 있는지 확인한 다음 등받이가 있는 휠체어를 법정으로 들여와 김 여사가 계속 재판을 받도록 했다. 김 여사는 몸을 반쯤 기댄 채 법정 옆 별도 공간에서 서증조사를 들었다. 김 여사는 자신의 무릎 위에 두 손을 포갠 채 엎드리거나 멍한 표정으로 앞을 바라봤다.
이날 법정에서는 김 여사가 20대 대선을 앞두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낮게 나온 여론조사 결과를 정치브로커 명태균씨에게 보내며 “해결방법 모색해야 할 것 같아요”라고 말한 카카오톡 메시지 등이 공개됐다. 김 여사는 명씨에게 여론조사와 관련한 언론보도를 공유받고 “넵 충성”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 여사 측은 “윤 전 대통령 당선이 명씨의 소소한 행동 때문이라는 건 국민 전체를 개돼지로 호도하는 방식”이라며 반발했다. 이 밖에도 김 여사가 통일교 측과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주고받은 청탁 관련 문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당시 증권사 직원과 나눈 통화 녹취도 모두 공개됐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최혜린 기자 cher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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