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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엔씨의 ‘구원투수’ 아이온2, 앱마켓 1위… 초기 흥행에도 과금·운영 신뢰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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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비즈

    아이온2./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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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씨소프트의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신작 ‘아이온2’가 19일 정식 출시 직후 한국 구글플레이 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모두 1위를 기록했다. 최근 몇 년 간 신작 부진과 회사에 대한 이용자 불신이 겹쳐왔던 흐름을 감안하면, 양대 앱마켓 정상을 동시에 차지한 것은 이례적인 성과로 평가된다. 같은 시각 출시된 대만에서도 애플 앱스토어 1위, 구글 3위에 오르며 긍정적인 출발을 보이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아이온2는 이날 자정 정식 오픈과 동시에 이용자가 몰리며 서버 20개 대부분에서 접속 대기열이 발생했다. 이 중 주요 6개 서버는 단기간에 인구 제한을 넘기며 캐릭터 생성이 막혔다. 엔씨는 지난달 진행한 ‘서버·캐릭터 이름 선점 이벤트’가 조기 마감될 정도로 이용자 참여 열기가 컸다고 밝힌 바 있다. 회사는 서버 수용 인원을 즉시 확대한 데 이어 16일부터 사전 다운로드와 캐릭터 생성 기능을 열어 초기 이용자층을 흡수했다. 이러한 분위기는 지난주 열린 지스타2025 현장에서도 확인됐다. 부산 벡스코에 설치된 300부스 규모의 단독 시연존에는 개막 직후 대기 시간이 4시간을 넘는 줄이 형성되며, 14년 만의 넘버링 후속작에 대한 기대감을 입증했다.

    아이온2는 원작의 상징적 요소였던 ‘천족·마족 대립’과 ‘8개 클래스’를 계승하면서도 그래픽·전투·이동 시스템 전반을 새롭게 재구축한 점이 특징이다. 언리얼엔진5 기반 그래픽과 후(後)판정 액션 전투, 세밀한 커스터마이징, 방대한 PvE 콘텐츠 등이 이용자 사이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엔씨가 기존의 ‘리니지식 BM(과금 모델)’과 결별하겠다고 밝히며 멤버십·배틀패스 중심 모델을 도입한 만큼, 출시 초기 과금 구조가 어느 정도 지켜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 신호로 작용하고 있다. 스트리머를 중심으로 전투·타격감·모션 품질을 높게 평가하는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다만 MMORPG 특성상 핵심 평가는 만렙 이후 콘텐츠와 장기 운영 안정성에 좌우되는 만큼, 이용자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유저 커뮤니티에서는 “초기에는 충분히 재밌다” “월 10만~20만원 수준 취미 비용이면 즐길 만하다”는 의견부터 “UI가 지나치게 모바일 감성에 가깝다” “올 수동 전투라 직장인에게는 부담된다”는 반응까지 폭넓게 나타나고 있다. 일부 이용자는 캐릭터 능력치를 모아 올리는 수집형 요소가 포함된 점을 근거로 “출시 초기 과금 구조는 무난하지만, 장기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전개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현재 일부에서 제기된 과금 구조 논란은 인게임 성능 재화를 직접 판매하지 않겠다는 기존 방침과 배치되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논란이 된 항목은 월 1회만 구매 가능한 재화 패키지에 서비스 형태로 포함된 구성품이며, 반복 구매를 통한 성능 강화 구조는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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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스타 2025 아이온2 시연 부스 전경./엔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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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온2 출시 첫날 엔씨소프트 주가는 장 초반부터 급락세를 보였다. 19일 오후 3시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엔씨소프트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3.63% 하락한 19만3900원에 거래됐다. 아이온2 출시 기대감이 이미 상당 부분 주가에 선반영돼 있었던 데다, 대작 출시 시 반복되는 차익 실현 매물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당일 앱스토어 순위, 초기 트래픽, 이용자 지표 등 초기 성적이 단기 주가 흐름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평가된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출시 첫날 큰 폭의 주가 조정은 최근 대작 게임 출시 때 반복돼 온 차익 실현 흐름과 시장 전반의 투자 심리가 함께 반영된 결과”라며 “양대 앱마켓 1위와 대만 상위권 진입, 스트리밍 플랫폼 시청·방송자 수 1위 등 초기 이용자 지표는 최근 당사 출시작 중 가장 긍정적인 수준인 만큼 서비스 지표만 놓고 보면 우려보다 훨씬 견조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도 아이온2를 통해 엔씨가 다시 성장 모멘텀을 확보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MMORPG 공급 감소로 대작에 대한 대기 수요가 누적돼 왔고 아이온2가 이를 흡수할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내년에는 ‘신더시티’ ‘타임테이커스’ ‘브레이커스’ 등 신작 3종에 더해 기존 IP 기반 게임 4종도 연이어 출시될 예정이다. 리니지M과 리니지2M의 중국 출시, 리니지W의 동남아·북미·러시아 확장 등 글로벌 서비스 확대도 이어질 전망이다. 아이온2 역시 내년 2분기 글로벌 출시가 예정돼 있어 연간 실적 기여도는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출시 직후 흥행 지표는 확인됐지만 이용자들의 인식 전환을 위해서는 운영 투명성, BM 일관성, 중장기 콘텐츠 공급이 관건”이라며 “결국 과금 모델과 운영 신뢰 회복 여부가 장기 성패를 좌우할 핵심 변수”라고 말했다.

    이경탁 기자(kt87@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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